“동상 세워달라”…히샤를리송, 손흥민 마지막 작별→토트넘 전설 서사 남겼다
낯선 새벽빛, 손흥민의 마지막 여운은 토트넘 동료들의 가슴을 긴 그림자로 흔들었다. 작별의 무대 뒤에는 필드 위에서 그가 남긴 숫자 이상으로 깊은 우정과 존경, 그리고 앞으로의 길에 대한 진심어린 축복이 깃들었다. 그라운드를 함께 누빈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영원한 7번의 뒷모습을 떠올렸다.
토트넘 홋스퍼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손흥민 고별 경기를 치른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이날 경기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전이었지만, 관중의 환호와 선수단의 굳은 표정은 이별의 순간을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손흥민의 4시즌 동료였던 로드리고 벤탕쿠르는 '모두가 선수 손흥민을 알지만 나는 인간 손흥민을 기억하겠다'고 밝히며, 그 이상의 가치를 전했다.

히샤를리송은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손흥민의 동상 이미지를 직접 제작한 사진과 함께, '스퍼스, 제발'이라는 간절한 바람을 공개했다. 이어 '너와 함께해 영광이었다. 우리의 길이 언젠가 다시 교차하리라 믿는다'는 작별 인사로 진한 동료애를 전했다.
제임스 매디슨 역시 손흥민과의 추억이 담긴 영상을 남기며, '네가 전설이자 내 최고의 친구가 돼 떠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라운드에서 한 시대를 함께한 동료들은 언어와 방식만 다를 뿐, 손흥민의 10년을 한목소리로 기리고 있다.
기록도 전설을 뒷받침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통산 454경기 173골 101도움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127골로 한국인 선수 최고 기록을 써내려갔고, 2021-2022시즌엔 23골로 무함마드 살라흐와 득점왕을 나눠들었다. 또 올해 5월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마지막 우승 트로피까지 더했다.
손흥민의 영향력은 등번호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토트넘이 최소 2025-2026시즌까지 7번 등번호를 결번으로 둘 가능성을 보도했다. 이는 구단 내에서 손흥민의 존재감과 상징성이 얼마나 각별한지 보여준다.
관중과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환송의 물결과 SNS를 타고 번진 이별 메시지는 손흥민이라는 이름이 영국을 넘어, 한국 축구의 또 다른 장을 여는 첫 페이지임을 알렸다.
손흥민은 뉴캐슬전을 끝으로 토트넘에서의 여정을 마감했다. 당분간은 한국에서 재충전과 이적 협상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가운데 미국 LAFC가 다음 행선지로 부상하며 새로운 도약이 예고된다. 토트넘은 오는 8일 독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있다.
여름밤의 작별이 준 울림은 오래도록 팬들의 기억에 남아 또 하나의 서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