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⅔이닝 13안타 멈춰”…어빈, 삼성전 8실점→두산 마운드 흔들
차가운 침묵이 대구 구장을 감쌌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콜 어빈이 예상치 못한 조기 강판으로 마운드를 내려가자, 벤치와 관중 모두 복합적인 감정에 휩싸였다. 2025년 6월 1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 첫 이닝부터 가라앉은 기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어빈은 선발 등판해 2⅔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좀처럼 봉쇄하지 못했다. 13안타를 집중적으로 허용하며, 삼성이 빚어내는 공세에 흔들렸다. 강민호에게 투런 홈런을, 이어 박승규에게 솔로포까지 맞으면서, 두산의 선발 야구에 균열이 생겼다. 3회말 2사 1,2루에서 교체된 어빈의 기록은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구원 등판한 김유성이 강민호에게 1타점 좌익 선상 안타를 맞으면서, 어빈의 자책점은 8점까지 불어났다. 두산 타선은 침묵했고, 3회가 끝날 무렵 점수는 0-7. 일찌감치 기울어진 분위기는 벤치에 무거운 짐이 됐다. 경기 전까지 시즌 5승 6패, 평균자책점 3점대를 유지하던 어빈은 최근 5경기에서 4패라는 부진을 보였다.
이번 경기 후 두산 관계자는 “어빈이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현실적인 진단을 내놨다. 실책이나 타선 침묵이 반복되는 흐름 속에서, 두산은 순위권 추격 의지마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내일 펼쳐질 삼성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 그리고 이후 SSG 랜더스와의 홈 3연전이 어빈과 두산에게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마운드 복원과 분위기 전환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무너진 마운드와 숙연한 덕아웃 풍경, 그리고 패배 너머 조용한 응원이 서로를 감쌌다. 잠잠했던 밤이 지나면, 어빈과 두산의 진짜 반전 이야기가 다시 시작될지 기대가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