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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부상 악몽 다시”…하퍼, 몸에 맞는 공→교체 아웃
스포츠

“팔꿈치 부상 악몽 다시”…하퍼, 몸에 맞는 공→교체 아웃

한채린 기자
입력

가벼운 스윙 속에서도 불안이 엿보이던 순간, 브라이스 하퍼는 예상치 못한 아픔에 고개를 숙였다.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필라델피아 홈 관중은 비단 성적뿐 아니라, 건강 앞에서 드러나는 선수의 인간적인 약함에 더욱 안타까움을 느꼈다. 마운드는 다시 침묵에 잠기고, 부상이란 돌발 상황 앞에 숨죽인 채 야구장을 채웠던 응원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메이저리그 경기는 28일 펜실베이니아주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펼쳐졌다. 필라델피아의 상징적 타자 브라이스 하퍼는 1회말,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좋은 감각을 발판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상대 선발 스펜서 스트라이더가 던진 시속 153㎞의 빠른 강속구가 하퍼의 오른쪽 팔꿈치를 정통으로 때리는 장면이 경기의 분위기를 급격히 바꿨다.

“팔꿈치 부상 악몽 다시”…하퍼, 몸에 맞는 공→교체 아웃 / 연합뉴스
“팔꿈치 부상 악몽 다시”…하퍼, 몸에 맞는 공→교체 아웃 / 연합뉴스

아픈 부위를 움켜쥔 하퍼는 곧 타석에서 이탈해 주저앉았고, 클럽하우스로 향하며 응급 치료를 받아야 했다. 현지 중계진 역시 2022년 11월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던 부위라는 점에서 탄식을 감추지 못했다. 구단은 바로 대주자를 내보내 교체를 단행했다. 이후 X레이 결과, 골절은 아니란 소견이 나와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안도감도 스쳤다.

 

브라이스 하퍼는 2019년 필라델피아와 FA 최대 규모 계약을 체결한 이후, 자주 뜻밖의 부상으로 팬들을 속상하게 하곤 했다. 2022시즌에는 손가락 골절로 53경기나 결장하는 등, 부상 악몽이 반복되는 듯한 표정이 이날 현장을 더욱 무겁게 했다.

 

경기에서는 스펜서 스트라이더가 4⅔이닝 동안 삼진 7개, 1안타 1실점의 pitching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이끌었으나, 필라델피아 팬들은 경기 내내 야유와 우려를 쏟아냈다. 무엇보다 하퍼의 상태에 모든 시선이 집중됐고, SNS와 현지 매체들은 하루아침에 분위기가 바뀐 선수단의 다음 행보에 질문을 던졌다.

 

필라델피아 구단은 경기 후 하퍼의 컨디션을 관찰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팬들과 MLB 외신들은 그의 회복과 복귀 전망에 이목을 쏟으며, 시즌 원정 및 타선 운영 등 굵직한 의사 결정이 하퍼의 상태에 따라 요동칠 수 있음을 예고했다.

 

부상 앞에서 드러나는 선수의 취약함, 그 위에서 꿋꿋이 경기를 이어가는 동료들의 응집력은 다시 한번 관중의 내면을 건드렸다. 다음 경기를 앞둔 필라델피아의 밤은 짙은 기대와 우려 사이에서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와 애틀랜타의 맞대결은, 한 명의 선수 부상이 어떤 파장을 낳을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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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필라델피아#ml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