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만세시위 주역 96명 재조명”…진주문화원, 진주고·여고 출신 독립유공자 포상 추진
항일 만세시위의 현장이었던 진주고등학교와 진주여자고등학교 출신 학생 96명의 이름이 독립유공자로 새겨질 전망이다. 지난 29일, 진주문화원이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을 맞아 이들 학생에 대한 정부 포상 추진 방침을 공식 발표하면서 지역 항일운동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진주문화원에 따르면 1930년 1월 17일, 광주학생항일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던 시기 진주고등학교와 주변 학교 재학생들도 만세 시위에 나섰다. 당시 만세 운동을 주도한 학생 6명은 징역형을, 참여 학생 100여 명은 퇴학이나 무기정학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같은 처벌은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겼다.

진주문화원은 “학적부와 신문 등 역사적 기록이 남아있는 진주고·진주여고 출신 96명을 대상으로 보훈부에 독립유공자 포상을 신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은 1929년 광주에서 촉발된 학생항일운동의 전국적 확산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로, 올해를 맞아 경남 지역의 학생운동 역사도 공식 조명을 받게 됐다.
포상 추진과 관련해 진주문화원 관계자는 “당시 만세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평생 회복될 수 없는 학업 단절과 사회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며, “보훈부 포상 기준에 부합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실제로 학생 신분으로 항일운동에 참여해 해를 입은 이들은 국가로부터의 공식 인정과 명예 회복을 오랜 기간 기다려 왔다.
이번 포상 신청은 일제강점기 학생운동의 가치가 현행 법적·사회적 기준에서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관련 기록 검증 및 심사 절차를 거쳐 최종 포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진주문화원 등 지역사회는 독립유공자 포상 추진을 계기로 진주 학생운동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기념사업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