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엽, 금보산에서 흘린 눈물”…서희원 추모에 온몸이 답하다→슬픔 속 순애보 진실은
구준엽은 어느덧 깊은 여름 속에서도 금보산 한 귀퉁이에서 조용히 사랑을 지키고 있었다. 서희원 곁을 향한 굳은 맹세는 하루도 빠짐없이 지켜졌고, 그 모습은 각기 다른 언어와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연민과 경외를 일으켰다. 짧았던 만남이 남긴 여운을 가슴에 품은 채, 구준엽은 이별의 아픔과 그리움을 온몸으로 견뎌내고 있다.
대만 신베이시 금보산 묘역에 들른 시민들은 뜻밖의 장면을 목격한다. 캠핑용 의자 위에 앉아 묵묵히 한 자리를 지키는 구준엽의 모습은 중화권 매체와 SNS를 통해 수없이 공유됐고, 한 대만 시민이 건넨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에는 깊은 슬픔과 진심이 배어 있었다. 폭우에도 굴하지 않고, 묘비 앞에 조용히 앉아 아내를 추모하는 그의 모습이 전해질수록 보는 이들의 마음도 덩달아 젖어들었다.

수많은 현지 목격담과 보도에 따르면, 구준엽은 지난해 2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서희원을 위해 5개월째 매일 금보산을 찾고 있다. 폭염과 폭우 또한 그의 슬픔을 멈추게 하진 못했다. 체중이 무려 12kg 가까이 빠질 정도로 깊은 상실 속에 머무른 그의 일상에는 오직 서희원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남았다. 묘지를 정갈하게 돌보고, 종종 묘비 앞에 오랜 시간 앉아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는 현지의 이야기는 많은 이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슬픔은 유가족과 팬들의 마음에도 오래 남았다. 서희원의 어머니는 “까맣게 변한 그가 언제나 곁을 지켜줬기 때문에 믿고 의지할 수 있었다”는 말로 구준엽의 순애보를 증언했다. 금보산을 찾은 또 다른 팬과 현지인들은 그의 배려받지 못한 시간을 존중하며 조용히 추모를 지켜봐달라고 호소했다.
1990년대 후반, 단 한 번의 기적 같은 만남 이후 23년 만에 재회해 부부가 되었던 두 사람. 그러나 올해 초 서희원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다시금 이별을 맞이해야 했으나, 구준엽은 아내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과 진실된 추모의 마음으로 영원한 이별 앞에서도 사랑의 또 다른 형태를 보여줬다. 다가오는 서희원 1주기에는 구준엽이 직접 참여한 기념 동상이 세워질 예정이며, 이들의 이야기는 한국과 대만의 수많은 팬들에게 긴 시간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