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우승 트로피 상처”…손흥민, 유럽 정상 등극의 집념→이마 자국의 상징
경기가 끝나자 아스라이 내려앉은 조명 속, 손흥민은 천천히 이마를 쓸어올렸다. 환한 미소 속에 비친 선명한 붉은 자국, 15년 긴 여정 끝에 품은 유럽 트로피는 말없이 그의 집념을 증명했다. 토트넘의 역사적인 유럽 첫 우승은 이마 위 작은 상처와 함께, 환희와 감동의 순간으로 남았다.
22일 새벽(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눌렀다. 마침내 모든 갈증이 해소된 밤, 구단 창단 이래 처음 거머쥔 유럽 메이저 트로피였다.

손흥민에게 이번 결승은 유달리 깊은 의미로 남았다. 2010년 독일 무대에서 첫발을 내디딘 그는 15시즌 만에 유럽 정상에 우뚝 섰다. 주장 완장을 굳게 묶은 채, 결승전 종료 휘슬이 울리자 15kg에 가까운 우승 트로피를 힘껏 치켜들었고, 토트넘 동료들과 함께 승리의 세리머니를 이끌었다.
그러나 우승의 기쁨에는 남다른 장면도 함께했다. 바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생긴 손흥민의 이마 상처였다. 결승 직후 중계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트로피를 들어올릴 때 누군가가 밀어서 이마에 상처가 났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토트넘 공식 SNS 영상에서는 “이 정도 상처쯤은 충분히 영광스럽다”며 특유의 여유를 보여줘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온라인 팬 커뮤니티와 SNS에는 손흥민의 ‘영광의 상처’ 사진이 빠르게 확산됐다. 팬들은 “챔피언만이 가질 수 있는 표식”, “15년 집념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깊은 감동을 담았다. 손흥민의 리더십과 집중력이 이번 결승의 흐름을 바꿨다는 현지 언론 평가도 이어졌다.
토트넘은 창단 이래 첫 유럽 트로피 획득으로 구단 역사를 새로 썼고, 이번 우승으로 다음 시즌 유럽 슈퍼컵 출전권까지 확보했다. 손흥민 역시 자신의 커리어에 최대 업적을 새기며, 대표팀과 클럽 양쪽에서 또 한 번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무거운 트로피를 들어 올린 순간 이마에 남은 자국, 환희와 아픔의 경계에서 그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집념의 세월이 빚어낸 상처를 영광으로 바꾼 손흥민의 여정은 긴 여운과 함께 팬들의 마음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2024-2025 유로파리그 결승의 모든 기록과 감동은 오랜 기다림 끝에 맞이한 봄밤의 기적으로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