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심사 D-1…김건희, 848쪽 의견서·구치소 분리 요청에도 긴장 고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두고, 정치권 충돌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11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848쪽에 달하는 방대한 구속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김 여사의 영장 심사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특별검사팀은 “7일 572쪽, 11일 오전 추가로 276쪽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공식 밝혔다. 동시에 김 여사의 구금 장소를 서울구치소가 아닌 서울남부구치소로 변경해달라는 변경신청서도 법원에 냈다. 특검은 “서울구치소 측 요청에 따라 장소 변경을 신청했다”며 “현직 수감자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분리수용 필요성도 고려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오는 12일 오전 10시 10분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에는 한문혁 부장검사를 포함한 특검팀 8명이 직접 참석할 예정으로 파악됐다. 한문혁 부장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수사팀 경험이 있고, 최근 김 여사 대면조사에서 신문을 담당했다. 다만 민중기 특별검사 본인과 4명의 특검보는 심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전망이다.
김건희 여사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발생한 주가조작 사건에 자금 제공 ‘전주’로 가담한 혐의를 비롯해 2022년 재보궐선거와 2024년 국회의원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 개입, 통일교 측 로비 의혹 등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이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연루 인사들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고, 판결문에는 김 여사 및 모친 계좌가 시세조종에 동원됐음이 기록돼 있다.
특별검사팀은 지난 7일 자본시장법과 정치자금법,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복합 혐의로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여권과 야권은 김 여사 신병 처리방식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야권에서는 “유력 권력층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는 주장과, 여권은 “정치적 표적 수사”라고 강하게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김건희 여사 신병 처리에 따라 정국이 재차 격랑에 휩싸일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만일 구속이 결정될 경우, 전직 대통령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배우자 김 여사가 동시에 구속되는 초유의 상황이 펼쳐진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이미 기소돼 수감 중인 상태다.
영장 발부 여부는 12일 당일 늦은 오후나, 이튿날 새벽께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이날 국회와 정당들은 대규모 의견서 제출 및 분리수용 결정 등 특검 행보를 두고 더욱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은 김 여사 신병 결정이 향후 대권 주자 구도와 정당 지형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