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뒷심 폭발”…J.J.스펀, US오픈 역전 우승→3년 만에 메이저 첫 정상
비 내린 오크몬트의 그린 위에서, J.J.스펀의 집중력은 기대와 긴장의 경계를 넘어섰다. 전반 홀에서의 고난과 긴 추격의 시간, 그리고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마지막 퍼트. 수많은 응원과 숨죽인 기다림 끝에, 새로운 챔피언은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그린 위에 새겼다.
제125회 US오픈 결승 라운드는 16일 미국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렸다. 전 세계 골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대회에서 J.J.스펀이 극적인 역전으로 정상에 올랐다. US오픈 3라운드까지 선두권 경쟁이 치열했으나, 스펀은 4라운드 초반 연속 보기와 추가 실점으로 일시적으로 순위가 밀려났다. 예정보다 1시간 40분이나 늦춰진 경기에서 그는 선두와 4타 차 공동 5위로 출발했으나,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이어갔다.

반면 첫날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된 샘 번스와 애덤 스콧의 행보는 예상과 달랐다. 번스는 안정적인 출발 후 11, 12번 홀에서 더블보기와 보기로 크게 흔들리며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이어진 후반 12번 홀, 스펀은 과감한 버디로 분위기를 전환하기 시작했다. 특히 14번 홀에서 추가 버디를 성공시키며 단독 선두에 올라섰고, 17번 파4 홀에서는 314야드 드라이버 샷으로 원온에 성공해 두 번째 퍼트로 다시 1타 차 리드를 잡았다.
가장 극적인 순간은 18번 홀에 있었다. 긴장된 두 번째 샷 뒤, 20미터에 달하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자 울려 퍼진 함성은 오크몬트의 밤을 뜨겁게 밝혔다. 스펀은 이 홀에서 US오픈 내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언더파 279타(버디 4개, 보기 6개)로 우승을 확정했다.
이 우승으로 스펀은 자신의 PGA투어 두 번째 타이틀이자 첫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하게 됐다. 2022년 발레로 텍사스 오픈 우승 이후 3년 만에 다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메이저 무대에서 자신의 역량을 증명했다. 우승 상금은 430만달러에 달했으며, 올 시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연장전 패배의 아쉬움도 깨끗이 털어낼 수 있었다.
경기 종료 후 스펀은 “포기하지 않고 나를 믿었다는 점이 가장 자랑스럽다. 오늘의 승리는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반면 번스와 세계랭킹 1위 셰플러, 욘 람은 공동 7위에, 애덤 스콧은 공동 12위에 그쳤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 역시 최종일 3언더파 활약에도 공동 19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의 김주형, 김시우, 임성재도 각각 공동 33위, 42위, 57위로 완주했다.
새로운 메이저 챔피언의 탄생이 골프 팬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모든 이변이 가능했던 치열한 대회가 막을 내렸고, 앞으로 펼쳐질 북미 메이저 대회와 PGA 투어 남은 일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번의 버디, 한 번의 역전이 만들어내는 희열과 아쉬움이 교차한 이 밤, 야심한 그린 위를 걸어가는 스펀의 발걸음이 고요한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