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111이닝”…양현종, KIA 에이스의 집념→12시즌 연속 100이닝의 무게
여름의 열기마저도 식혀버릴 만한 집념, 양현종의 마운드는 여전히 젊은 날의 투지로 가득했다. 챔피언스필드에 모인 팬들은 양현종의 투구 하나하나마다 뜨거운 함성과 박수로 응답했고, 베테랑 투수의 노련함에는 묵직한 감동이 스며들었다. 21경기 6승 5패, 111이닝. 양현종은 KBO리그 역사에서 단 두 번째로 12시즌 연속 100이닝 투구라는 진귀한 이정표를 남겼다.
올해 KIA 타이거즈의 선발진은 예상치 못한 변수와 시련에 부딪혔다. 이범호 감독이 시즌 전 구상했던 양현종의 관리 시나리오가 황동하 이탈, 윤영철 부상, 애덤 올러의 전반기 제외 등으로 흔들렸다. 그러나 양현종은 흔들림 없이 선발진 중심을 꿋꿋이 지켜내며 팀의 버팀목 역할을 재확인시켰다.

1991년생 좌완 투수 양현종은 올 시즌 21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제임스 네일과 동률로 마운드에 올랐고, 평균자책점 4.46으로 KIA의 안방을 단단히 지켰다. 특히 7월 이후 5경기에서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하며 혹서기에도 진가를 뽐냈다. 규정 이닝을 채운 국내 투수 중 5위에 해당하는 수치였고, 두 번의 퀄리티스타트와 단 한 번의 조기 강판만 허용하며 노련한 경기 운영을 이어갔다.
양현종의 누적 기록은 더욱 빛난다. 2024시즌 111이닝째에 도달해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12시즌 연속 100이닝을 기록했고, 누적 투구 이닝 2,614과 3분의 2에 이르며 송진우 전 한화 코치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라 있다. 게다가 앞으로 39이닝을 추가할 경우, 헌정 불패의 11시즌 연속 150이닝이라는 미증유의 기록도 기대된다.
이범호 감독은 시즌 개막 전 양현종의 적절한 관리와 휴식을 고민했지만, 예기치 않은 전력 손실 속에 양현종의 헌신이 더욱 부각됐다. 양현종은 “감독님의 배려에 감사하지만, 유니폼을 벗는 그날까지 힘닿는 한 던지고 싶다”며 흔들림 없는 소명을 밝혔다.
계속된 이닝 소화와 흔들림 없는 투구는 KIA 타이거즈의 가을 희망에 든든한 토양이 되고 있다. 베테랑의 에너지가 조용히 번지고, 마운드 위 진심이 오늘도 관중석까지 물들인다. KIA는 앞으로 로테이션 재정비와 함께 양현종의 체력 관리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한편, 양현종의 시즌 후반기는 KIA의 순위 싸움과도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모든 이닝, 매 순간마다 누적되는 투혼과 기록, 상품명보다 더 반짝이는 야구 인생의 한 장면이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