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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LA 경험 세계와 공유”…식약처, 글로벌 규제조화 선도 나선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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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과 의료기기 규제의 신뢰도를 높이는 글로벌 표준화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WHO 우수규제기관 목록(WLA) 등재 경험을 해외에 공유하며, 국제 규제 프레임워크 내에서 국내 역량을 강화하는 움직임에 나섰다. 업계는 이번 국제 워크숍을 글로벌 생명과학 산업의 정책 및 수출 경쟁 구도 재편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글로벌 규제조화센터는 3일부터 이틀간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컨벤션에서 ‘의약품, 의료기기 감시와 글로벌 규제시스템 강화 협력’을 주제로 2025년 국제 워크숍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세계보건기구(WHO), 싱가포르, 덴마크, 호주 등 각국 규제기관과 아시아 개발은행, 국내외 제약산업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WLA 체계와 글로벌 규제 동향을 집중 조망한다. 올해 공식 출범한 글로벌 규제조화센터가 주관하는 첫 국제 워크숍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특히 한국 식약처가 자체적으로 획득한 WHO 우수규제기관 등재 경험을 벤치마킹하려는 6개국 해외 규제기관도 현장을 찾는다. 패널 토론을 통해 각국의 WLA 정책 실행 전략과 의료기기 관리 체계, 디지털 혁신을 통한 약물감시 및 미래 과제를 논의하게 된다. 이는 WHO와 협력하에 구축된 의약품·의료기기 국제 규제 기준을 국내외에서 어떻게 수용하고 차별화할지 모색하는 자리다.

 

WLA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각국 규제기관의 품질 관리 체계를 공식 인증하는 WHO의 글로벌 우수 규제기관 등재 제도로, 최근 바이오·의료 산업의 대외 신뢰도와 수출 허가의 관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등재 성공 경험은 향후 동남아·유럽 등 해외 당국에 선도사례로 인용되며, 국내 산업계의 글로벌 진출 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기술혁신 측면에서도 AI 기반 약물감시, 디지털 의료기기 관리 등 첨단 인프라와 데이터 기반 규제 시스템이 논의된다. 국내 의료기기 관리체계와 함께, 싱가포르·유럽·호주 등 각국의 의료기기 규제 체계도 집중 분석해 산업계의 의견을 반영하는 협력 프레임이 강조된다. 이는 기존 수동적 감시체계 대비 데이터 연결성과 산업 반영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글로벌 규제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정부 간 다자 협력과 규제 역량 공유는 수출 환경과 기업 시장 접근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WHO, 식약처 등은 제도적 상호 승인 확대와 더불어 AI 기술 활용, 평가 체계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미국, 유럽 등은 이미 데이터 기반 약물감시와 면역치료제 관리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규제조화센터의 WLA 경험 공유가 한국의 국제 신약·의료기기 시장 진입 촉진은 물론, 정책 수출과 협력 거버넌스 구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의료 데이터 윤리, 안전 관리, AI 기반 모니터링의 법적 체계 등도 후속 논의 대상이다.

 

식약처는 이번 국제 워크숍이 업계와 해외 당국의 협력 채널을 넓히고, 국내 바이오·의료기기 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 같은 국경 초월 규제 조화의 흐름이 실질적 산업 효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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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글로벌규제조화센터#w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