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1.41달러 하락”…국내 금값은 552,488원 상승세→환율 영향 속 수급 변수 부각
금의 가격은 오늘도 스스로의 무게만큼이나 복합적인 경제의 흐름을 품고 있었다. 5월 27일 오전 9시,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이 보여준 1돈 금 시세는 552,488원. 전일과 비교해 1,238원, 0.2% 가량 올랐다. 여기에 쏠린 거래대금은 150억 원에 달하며, 조용히 이어지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시선을 국제무대로 돌리면 풍경은 다르다. 삼성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온스당 1.41달러, 한화로 1,931원 하락, 매수 기준 403.36달러, 원화로는 551,307원을 기록했다. 매도 기준 역시 403.55달러, 551,571원. 이렇듯 국제 시세는 하락을, 국내 시세는 상승을 보이며 교차점 없이 각자의 진폭을 그렸다.

이 같은 가격 괴리의 배경엔 환율이 자리한다. 5월 27일 원·달러 환율은 1,367원, 하루 만에 3.2원 내렸다. 원화의 강세는 국제 금값을 원화로 환산할 때 더 큰 하락을 불러온다. 실제로 원화 기준 국제 금값도 일정 부분 내렸으나, 국내 금값만큼은 오히려 상승했다. 무대 밖과 무대 안, 서로 다른 조명을 받은 듯 국내 시장을 움직인 것은 투자 수요, 공급 상황, 거래소 유동성 등 시장 내부의 복합 요인이었다.
최근 흐름을 되짚어보면, 1주일 평균과 견줘 1돈당 1,961원(0.4%) 올라 있었다. 하지만 한 달 평균과 비교하면 9,043원(1.6%)은 여전히 낮은 모습이다. 단기는 상승, 중기는 하락이라는 상반된 곡선에, 글로벌 금리 인상 기대와 달러 강세, 안전자산 선호 완화 같은 세계적 요소가 조용히 영향을 미쳤다.
국내 금값의 1년 여정을 살펴보면 최고가는 613,238원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그보다 60,750원(9.9%) 낮은 자리다. 동시에 1년 최저가였던 327,788원과는 224,700원(68.6%)이나 차이 나는 높은 곳에 서 있다. 이는 바닥 대비 견고함과 고점 대비 유연함이 공존한다는 의미다. 중장기 투자자라면 이 조정 구간에서 남은 여력을 되새길 만하다.
특히, 국제 시세가 하락해도 국내 금값은 다른 길을 걷는 이런 괴리는 심리와 수급의 영향력을 증명한다. 삼성금거래소와 한국거래소가 각각 보여주는 이 이질적 흐름은 단순히 해외 시장의 신호만 보고는 국내 금 투자 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거래소 유통 특성, 공급 조정 등 내부적 흐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떠올랐다.
환율이 하락해도 수입 금 수요가 정체되거나, 재고 소진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으면 국내 시세는 자리를 지킨다. 실제로, 금은 지정학적 위기, 물가 불안, 주식시장 불확실성 앞에서 여전히 피난처로 각광받는다. 시장의 불안이 높아질수록 금에 대한 수요가 스며들 듯이 번지고, 이는 가격에 또 다른 압력을 가한다.
결국 5월 마지막 주, 국내와 국제 금값은 엇갈림 속에서 경제의 다면성과 리듬을 보여주고 있다. 환율, 금리, 글로벌 유동성, 시장 참여자 심리까지 세밀한 변수들이 촘촘히 엮인다. 금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짧은 시세 변화에 흔들리기보다는, 시장의 전반적 흐름과 배후에 깔린 경제지표들을 찬찬히 살피며 신중한 길을 모색해야 할 때다. 곧 다가올 글로벌 경제지표 발표와 지정학적 뉴스, 그리고 달러 강세 반전 가능성 등이 또다시 금값의 궤적을 새롭게 그릴지, 이 흐름의 끝자락에 선 우리 모두는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