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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15연패 불명예”…김윤하, SSG전 뚫고 신기록→키움 아픈 자취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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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15연패 불명예”…김윤하, SSG전 뚫고 신기록→키움 아픈 자취 남겼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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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듯 일상적인 고척 스카이돔의 마운드 위, 김윤하의 눈에는 결코 옅지 않은 아쉬움이 스며들었다. 결연한 의지로 오른 무대였으나, 승리의 무게보다는 기록의 그림자가 더욱 짙게 드리웠다. 이날 투구 하나하나에는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도전의 피로와, 버티었던 시간의 흔적이 담겨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즌 맞대결을 펼쳤다. 키움의 2년 차 우완 김윤하는 선발투수로 나와 5이닝 동안 6피안타 4볼넷 1탈삼진 3실점의 기록을 남겼다. 초반 세 이닝은 섬세한 제구와 강한 집중력을 바탕으로, SSG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고 조심스럽게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특히 3회까지 단 두 개의 안타만 내주며 매 이닝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나가는 힘이 인상적이었다.

“선발 15연패 불명예”…키움 김윤하, SSG전 5이닝 3실점→KBO리그 신기록
“선발 15연패 불명예”…키움 김윤하, SSG전 5이닝 3실점→KBO리그 신기록

하지만 전환점은 4회였다. 첫 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병살타로 한숨을 돌렸으나 이내 연속 안타와 볼넷이 이어지며 2점을 허용했다. 이후 5회는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지만, 6회 두 명의 출루자를 남긴 채 마운드를 박윤성에게 넘기게 됐다. 박윤성이 김윤하의 책임주자 실점을 허락하며, 최종 자책점은 3점이 됐다.

 

경기 후 키움 벤치의 표정은 무거웠다. "김윤하가 초반에는 집중력 있게 던졌지만, 고비마다 흔들렸다"는 소감이 전해졌다. 팬들도 SNS를 통해 "젊은 투수에게 너무 가혹한 연패"라며 박수를 보냈다. 이날 키움은 SSG에 1-11로 대패했고, 이 패배로 김윤하는 2023년부터 이어온 선발 15연패, KBO리그 사상 최다 연패라는 부끄러운 신기록까지 짊어지게 됐다.

 

이날의 투구 수는 97개. 구속은 최고 145km를 찍었고, 끊임없이 변화구로 상대 타자들을 유인했다. 비록 결과는 아쉬움에 머물렀으나, 매 이닝마다 투구 리듬과 표정, 그리고 동료를 향한 사인에는 두 번째 시즌을 보내는 젊은 투수의 성장통이 묻어났다.

 

관중석에서는 때론 안타까움, 때론 격려의 목소리가 교차했다. 팬들의 응원은 마치 김윤하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조용한 주문처럼 들렸다. 김윤하 본인 역시 언제나 담담하지만 책임 있는 태도를 잃지 않았다. 올해 10패째, 그러나 기록의 무게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형의 경험과 성장이 축적되고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18일 홈경기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 젊은 투수 김윤하가 언제쯤 자신이 짊어진 기록의 그림자를 걷어낼지, 그 여정은 이제 다시 시작을 기다린다.  

  

계속 이어지는 도전과 응원의 시간, 기록 너머에 담긴 고요한 성장의 결실은 어느 한 순간, 팀과 팬 모두의 위안이 될지 모른다. 키움 히어로즈와 김윤하의 다음 경기는 6월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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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하#키움히어로즈#ssg랜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