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유럽 전기차 시장 판도 흔들다”…테슬라 첫 추월→중국산 규제 운명은
유럽의 도로 위, 전기차들의 메마른 엔진 소리가 여운처럼 번진 4월의 도시들.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왔다. 미국에서 온 테슬라가 이끌던 유럽의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 중국의 BYD가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고, 이제 그 바람이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는 지난 4월, 유럽 시장에서 7,231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테슬라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같은 기간 테슬라가 기록한 판매량은 7,165대로, 지난해에 비해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두 업체 간 격차는 미세하지만 그 교차점이 갖는 상징성은 무겁게 다가온다. 테슬라가 수년간 유럽 전기차 시장의 지배자였다면, BYD는 이제야 본격적으로 영토를 넓힌 도전자다.

변화의 신호탄은 이미 곳곳에 감돌고 있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는 올해 초부터 EU에서 테슬라의 신규 차량 등록이 절반가량 감소했으며, 1분기 순이익 역시 71%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 흐름 속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연이은 정치적 발언과 경영 집중 문제까지 겹치며,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의 기류가 짙어졌다.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 경영에 힘을 쏟겠다고 재차 다짐했지만, 테슬라의 유럽 내 입지는 점차 흔들리고 있다.
반면, BYD는 거센 역류 속에서도 성장의 나침반을 잃지 않았다. 유럽연합이 중국산 전기차에 높은 관세 장벽을 예고한 상황에도 판매량은 4배 이상 증가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아우른 폭넓은 제품군이 견고한 성장을 이끌었고, BYD의 1분기 전 세계 판매량은 전기차 업계 1위라는 타이틀과 함께 순이익 두 배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자토 다이내믹스는 이번 판도 변화를 두고 “BYD의 약진이 유럽 시장의 대전환점이 될 것”이라 내다보았다. 이제 시장의 눈은 지속 가능한 중국산 전기차의 성장 곡선과, 테슬라의 반격 그리고 규제와 자유 사이에 선 유럽 각국의 선택에 쏠려 있다.
전기차로 뒤덮인 바람, 그 속에 유럽은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긴장과 기대, 그리고 규제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는 나날 속에서 시장은 다시 한 번 새로운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BYD의 행진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테슬라는 이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서사는 오늘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