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은퇴식 선발 등판”…김광현, SSG 홈 연출→팀 의미 더해
그라운드를 누볐던 수많은 순간 중, 이날은 누구에게도 잊지 못할 날이었다. 한 명의 전설이 공식적으로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자리에, 든든한 동료는 직접 마운드를 지켰다. 팬들 역시 이 특별한 작별을 진심으로 함께했다.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14일 찾아온 오후,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는 다른 어느 때보다 깊은 의미를 담아 열렸다. 경기의 시작 전, 추신수 SSG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의 공식 은퇴식이 함께 펼쳐지며, 선수들과 팬 모두에게 뚜렷한 감정의 파동을 남겼다.

SSG는 이날을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 마운드에는 팀의 에이스 김광현이 올랐다.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선발 일정에 변화가 있을 수 있었지만, 김광현은 “14일엔 제가 던지겠다”고 직접 소신을 밝혔다. 누구보다 큰 무게를 아는 베테랑, 팀의 마지막 기억에 본인의 야구를 더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팬들의 뜨거운 환호가 구장을 감쌌다. 김광현은 “많은 큰 경기를 치러봤지만, 은퇴식을 함께하는 선발 등판은 또 다른 책임감과 벅참이 있다”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 역시 “오늘 승리가 추신수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라며 벤치의 기대를 더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1천652경기 출장, 1천671안타, 218홈런을 기록하며 KBO리그뿐 아니라 미국 야구의 역사에도 또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지난 시즌 끝까지 팀에 헌신했던 그의 작별식은, 오랜 기다림 끝에 진정한 이별의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현장 분위기는 한층 따뜻했다. 추신수와 오랜 시간의 우정을 나눈 이대호는 특별히 커피 트럭을 보내 따뜻한 격려의 응원을 전했다. 현수막에는 “신수야, 너는 항상 최고였어. 앞으로의 인생도 응원할게”란 메시지가 펼쳐지며, 팬들과 동료, 야구를 사랑하는 모두가 함께 그 길을 기원했다.
SSG 랜더스는 여전히 시즌 후반을 치열하게 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 날, 김광현과 동료들은 추신수의 마지막 무대를 더욱 뜻깊게 만들었다. 다시 오지 않을 명장면은, 인천의 홈구장에 오래도록 남겨질 것이다.
언젠가 다시 만날 야구를 꿈꿀 누군가에게, 이날의 박수와 환호는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을 듯하다. SSG와 추신수, 그리고 김광현이 그려낸 이 기록은 6월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의 잔디 위에 고스란히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