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미국, 관세 벽 허문다”…양국 협상 가속→무역 질서 대전환 이끌까
불타는 여름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 6월의 오후, 파키스탄과 미국은 오랜 긴장과 양국 산업계의 촉각을 모은 관세 협상 테이블에서 마침내 신속한 진전의 길목에 들어섰다. 무함마드 아우랑제브 파키스탄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화상으로 마주 앉아 소통한 16일의 논의는 두 나라를 가로막았던 높은 관세 장벽을 값진 협력의 문으로 전환할 새로운 신호탄이 됐다.
지난 4월 미국이 파키스탄산 수입품에 29%라는 강경한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천명하면서, 파키스탄 정부는 무역의 숨통을 틔우려 부단히 해법 모색에 나서왔다. 미국은 파키스탄의 최대 수출국으로, 척박한 정책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50억 달러에 달하는 대미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산 수입은 21억 달러에 머무르며 양국 무역불균형이 고착돼 온 탓에, 양국 정부 모두 시장의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데 골몰해온 정황이 드러난다.

이번 실무협상은 상호 무역 및 투자 확대, 경제협력 심화를 위한 분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파키스탄은 미국산 면화와 콩 등 주요 원자재의 수입 확대, 미국이 문제 삼아 온 비관세 장벽 철폐 등 실질적인 개방 의제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겠다는 절절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 배경에는 미국의 통상 압박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자국 수출업계와 환율시장, 그리고 궁극적으로 국가 경제의 활로를 도모해야 할 절실함이 녹아 있다.
양국이 머지않아 실무협상을 시작함으로써, 파키스탄의 수출기업들은 불확실성의 터널 끝에서 새로운 희망을 엿보고 있다. 무역협정이 원활히 체결된다면, 관세 인하와 거래 환경 개선은 파키스탄 산업계 전체에 온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또한, 향후 미국의 통상 정책 변화와 파키스탄의 환율·주식시장 흐름이 어떻게 맞물릴지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반응 역시 관심이 쏠릴 터다.
국제사회는 이번 협상이 신흥경제국과 미국 간 협력 모델의 새로운 장을 여는 시험대로 바라본다. 다만 미국 내 정치적 기류, 글로벌 경제불안 등 여러 변수 역시 관세 담판의 여정에서 결코 가벼이 다뤄질 수 없는 요소다. 파키스탄 정부와 기업들은 눈앞에 다가온 무역 협상 성과를 애타게 지켜보며, 미국과의 상생적 경제 질서 구축에 마지막 힘을 온전히 쏟아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