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민 신뢰 받는 군대 만들겠다”…이재명 대통령, 박정훈 해병대 대령에 직접 훈장 수여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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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통수권자와 내부 진상 폭로자가 한자리에 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10월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채상병 사건' 외압 폭로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직접 훈장을 수여했다. 군의 신뢰 회복을 둘러싼 정치적 함의와 현장 발언이 겹치면서 군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국군의날 행사를 계룡대에서 진행하며, 6·25 전쟁 간호장교 출신 95세 이종선 씨, 해군 UDT 하사 전역의 산악인 엄홍길 씨 등 국민대표 7명과 함께 입장했다. 대통령실은 유공과 사회기여 등을 고려해 내부 심사를 거쳐 국민대표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령의 이종선 씨와 나란히 천천히 입장하며 예우를 갖췄고, 국민대표 모두가 단상에 올라 대통령과 나란히 기념식을 지켜봤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열병차량에 올라 군을 사열했다. 통합군악대, 육해공군, 해병대 등 각 부대 사열에 직접 거수경례로 화답했으며, 연병장 한 바퀴를 돌며 통수권자로서 군기강 확립의 메시지를 전했다.

 

가장 큰 관심은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보국훈장 삼일장을 직접 수여한 장면에 쏠렸다. 박 대령은 ‘채상병 사건’ 당시 상부의 외압에 굴복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온 인물로, 훈장 수여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손수 훈장을 달아주자 “충성을 다하겠다”며 거수경례로 화답했다. 대통령실의 이 같은 결정은 군 내부 개혁과 국민 신뢰 회복 의지를 명확히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우리 군이 민주공화국의 군이자 국민의 군대로 새롭게 태어나는 길에 적극 동참해달라”며 “군인 최고의 덕목이자 가치인 명예도 국민의 신뢰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은 프롬프터 없이 A4 용지에 적힌 원고를 직접 넘기며 진행됐다는 점이 특징으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연설 직전까지 원고를 직접 수정하고, 현장상황에 따라 글자가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어 종이 원고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의와 명예를 중시하는 군 통수권자의 행보, 그리고 채상병 사건의 진상 규명에 힘을 실은 대통령의 메시지가 군 내부 분위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의 수사 독립성, 외압 논란 해소를 위해 정부가 어떤 후속 조치를 취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날 계룡대에서는 태권도 시범, 소형 무장 헬기 전술 시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항공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행사 마지막까지 국민대표와 군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소통에 나섰다. 향후 대통령실과 군은 '국민의 군대' 실현 및 군 신뢰 제고를 위한 개혁 과제 실행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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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박정훈#국군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