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10%·공매도 16%↑”…코스피 3,000 회복 후 변동성 심화
코스피가 3,000선 위에서 다시 숨을 고르며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그러나 상승의 기쁨 뒤편에는 신용거래융자와 공매도 잔고 모두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어, 시장의 불안정한 풍경 또한 함께 그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 자료에 따르면, 6월 20일 기준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1조5,614억 원까지 늘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10.65% 급증한 수치며, 지난해 말 9조 원대 초반에서 28%나 상승한 결과다. 이 같은 증가는 무르익은 기대 심리 속에 개인투자자들이 다시금 빚을 내 증시에 자금을 쏟아넣고 있다는 진단을 낳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종목을 매수할 때 쓰는 것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낙관이 팽배할 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코스피는 작년 하반기부터 약세장을 벗어나 단숨에 3,000선을 회복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투자심리가 크게 확장된 것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특히 금융 관련주의 신용 잔고가 눈에 띄게 올랐다. 증권주가 98.24%, 은행이 58.68% 늘었고, 코스피 내 금융(42.34%), 건설(38.92%), IT서비스(34.14%), 보험(28.5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증권업종지수 역시 한 달 새 15.89% 오르며 업종 순환매의 현상을 더욱 뚜렷하게 보여줬다.
반면, 주가가 대선 이후 단기간에 10% 이상 오르면서, 차익실현 움직임과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고조되고 있다. 공매도 잔고도 동반 상승했다. 코스피 공매도 잔고는 지난달 30일 6조7,502억 원에서 6월 18일 7조8,556억 원으로 16.37% 확대됐다. 이는 많은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 가능성에도 대비하며, 추가 상승에 대한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음을 나타낸다.
신용융자와 공매도, 두 투자 방향 모두 늘어나며 시장의 흔들림 역시 거세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코스피 향방을 두고 엇갈린 분석이 이어진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중이 0.6%로 과열 조짐이 뚜렷하지 않고, 업종별로 순환매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승 동력이 투자심리 개선에 치우쳐있어, 코스피 3,000선 인근에서 숨 고르기가 필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신용융자와 공매도의 동반 급증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펼쳐질 가격 등락의 흐름 속에서 투자자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돌고 도는 자금의 흐름은 증시를 더욱 다채롭고 예민하게 만든다. 지금, 투자자들은 기회의 문턱에서 또 한 번의 결정에 직면해 있다. 이 흐름을 읽어내는 날카로우면서도 온화한 시선, 그리고 내실 있는 투자 준비가 절실한 때다. 다음 주 예정된 주요 경제 지표 발표와 시장의 추가 동향 역시 깊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