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논란 중심에서 KBS 침묵”…청원 답변만 남은 상처→팬들 의혹 증폭
비 오는 날의 희미한 콧노래처럼, 뉴진스와 KBS를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금 방송가를 뒤덮었다. 아이돌 그룹 뉴진스를 향한 KBS의 보도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로, 시청자청원에는 공식적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여론이 빽빽이 쏟아졌다. 뉴진스를 아꼈던 이들은 단 한 줄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기다렸지만, 돌아온 KBS의 답변은 신중한 제작 태도와 의견 수렴 약속뿐이었기에 팬들의 속은 저릿하게 아렸다.
KBS는 최근 시청자청원에 게재된 ‘악의적인 보도 중단과 공식적인 사과 및 철저한 재발 방지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 대해, “해당 디지털 콘텐츠는 하이브와 뉴진스 간 전속계약 분쟁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다룬 영상”이라며 “콘텐츠 제목과 썸네일 문구는 전체 맥락을 고려해 제작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KBS 측은 이어 “아이돌과 팬덤 문화 관련 사안은 다양한 관점과 반응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여러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신중하게 콘텐츠를 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팬들이 강하게 요청한 공식 사과나 부적절 표현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이 같은 공식 입장이 나오기 전, 지난 KBS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이게 한국의 현실 실망하더니 법정 3연패에 혁명 멈추나’라는 자극적인 제목이 달린 영상이 공개됐다. 이에 청원인은 “실제 보도 내용과 동떨어진 왜곡된 표현을 제목과 썸네일에 사용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청원인은 또 “‘이게 한국의 현실’이라는 표현은 KBS 보도에서 직접 사용된 문장이 아니라 해외 인터뷰를 자극적으로 차용한 것”임을 지적함과 동시에, ‘법정 3연패’도 사실과 동떨어진 프레이밍이라며 “중립성과 객관성이 핵심인 공영방송으로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어 청원인은 “KBS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으로서 어떠한 상업 매체보다 강한 윤리성과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성년 멤버들이 포함된 뉴진스를 둘러싼 왜곡 보도에 대해, 최근 연이은 ‘사이버레카’식 프레이밍이 공영방송의 위상과 신뢰도를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사실 상 유사한 논란은 이미 올해 초에도 번진 바 있다. 당시 KBS는 뉴진스와 하이브 분쟁을 소개한 영상에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선정적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거셌고, 시청자청원이 쏟아지며 결국 해당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KBS 측은 “양쪽 주장을 균형 있게 담았지만 썸네일의 부적절성을 인정해 비공개 처리했다”고 밝혔다.
현재 뉴진스는 2023년 11월 소속사 어도어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뉴진스는 지난 22일 데뷔 3주년을 맞으며, 팬들은 누구보다 소중하게 그들의 권리와 자존감을 지키려 한다.
시청자청원에 남은 KBS의 답변이 또 다른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미성년 아이돌과 공영방송 사이의 책임 논쟁은 사회적 파장으로 점차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