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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와 무더위 사이”…부산, 날씨 따라 유연해진 ‘실내외 여행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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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와 무더위 사이”…부산, 날씨 따라 유연해진 ‘실내외 여행의 묘미’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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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행지는 ‘날씨와 상관없는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맑은 하늘을 기다렸지만, 지금은 소나기 속에서도 자신의 방식대로 부산을 거닌다.

 

8월 5일 부산은 구름 많은 하늘과 한때 소나기로 예보돼 있다. 최저 27도, 최고 33도의 기온에 강수확률까지 더해진 날씨. 하지만 여행의 설렘은 꺾이지 않는다. 비 예보 덕분에 오히려 실내와 실외 명소를 넘나드는 부산 탐방이 새로운 여행 방식이 됐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부산 광안대교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부산 광안대교

특히 요즘 SNS에선 국립부산과학관을 비롯한 실내 체험 공간 사진이 자주 보인다. 다양한 과학 전시와 체험시설 덕분에 아이는 물론 어른들까지 무더위를 잊으며 몰입하는 모습. 국립해양박물관까지, 바다와 해양 역사를 품은 대규모 공간은 빗소리와 함께라서 더 시원하다. 온천장에 자리한 ‘허심청’은 당일치기 힐링코스로 인기다. 공기 중 열기가 매섭던 날, 실내 온천과 찜질방에서 땀을 빼고 쉬는 시간은 대체불가의 휴식이었다는 후기도 쏟아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기상 변화와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실내 관광지 검색량이 지난해보다 15%가량 늘었다. 야외는 잠시 빗줄기가 잦아들 때 다녀오는 짧은 산책이 주를 이룬다. 부산 근교의 아홉산숲이나, 역사적 풍광을 안은 대항항 포진지 동굴같은 곳이 그 예다. 부산타워도 풍경과 카페, 기념품 상점까지 한 번에 경험할 수 있어, ‘소나기 피한 도심 나들이’로 꼽힌다는 반응.

 

기상 전문가는 “최근 여행객들은 남은 여름을 실내 중심의 쿨링 플레이스로 채우면서도, 잠깐의 틈을 노려 야외에서 자연을 만끽한다”며 “급변하는 날씨까지 여행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여유가 도시 여행의 새로운 재미가 됐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부산은 실내 명소가 많아 비 와도 걱정 없는 도시”, “온천에서 바깥 소나기를 듣는 시간, 그 자체로 여행의 맛”, “대나무숲길은 우중 산책이 더 운치 있다” 등, 각자의 방식으로 날씨를 해석하는 모습이 공감을 얻는다.

 

사실 여행을 준비하는 마음속엔 많은 변수가 있다. 그래서 요즘 부산 여행은, 흐림과 맑음, 더위와 소나기, 실내와 실외를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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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립해양박물관#허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