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한경록, 붉은 머리의 거리에서 피어나다”…90년대 청춘의 열기→지금 다시 자유를 묻다
엔터

“한경록, 붉은 머리의 거리에서 피어나다”…90년대 청춘의 열기→지금 다시 자유를 묻다

박선호 기자
입력

밤의 골목에 핀 붉은 빛깔, 한경록은 그곳에서 자신의 계절을 노래했다. 거리를 온몸으로 가르던 20대 시절의 패기와 자유, 불완전했기에 오히려 빛났던 젊음의 흔적이 그를 따라 흐른다. 호기롭고 대담한 그의 포즈, 강렬하게 타오른 머리칼과 익살을 머금은 눈빛에 시간의 결이 잔잔히 번진다.

 

공개된 사진은 90년대 서울의 골목을 배경으로, 한경록의 과감한 스타일과 자유로운 영혼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강렬한 선홍색 탈색 머리와 반소매 티셔츠, 검은 바지, 거칠게 늘어진 체인 장식이 펑크락의 정수를 느끼게 한다. 결코 평범함에 머물지 않는 그의 자세, 그리고 장난기 어린 브이 사인에서 당시 청춘의 자신감과 좌충우돌의 성장기가 읽힌다.

“제철에는 신선함이 피어난다”…한경록, 무모함 속 활력→90년대 낭만 소환 / 그룹 크라잉넛 한경록 인스타그램
“제철에는 신선함이 피어난다”…한경록, 무모함 속 활력→90년대 낭만 소환 / 그룹 크라잉넛 한경록 인스타그램

한경록은 자신의 SNS에 “과일에도 제철이 있듯 패션에도 제철이 있다”며, 스무 살의 빨간 머리에 깃든 풋풋함을 되짚는다. 미용실 대신 싱크대와 수돗가, 라이터로 소독한 옷핀을 동원하던 염색의 순간들, 그 거칠고 즉흥적인 방식은 그만의 젊음의 열기를 더욱 뚜렷하게 보여준다. 염색약과 땀이 어우러진 축제의 밤, 가족의 농담과 세대를 아우르는 어른의 잔소리까지, 한경록의 진솔한 고백 속에 수많은 이야기가 담긴다.

 

팬들 역시 “90년대의 낭만이 살아난다”, “한경록답게 용기와 자유의 메시지를 다시 받는다” 등 감동을 쏟아냈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었던 무모함과 좌충우돌이 이제는 웃음과 용기로 남았다는 그의 회고에 팬들의 추억이 공명한다.

 

세월이 흘러도, 한경록이 전하는 90년대 특유의 정서는 사진 한 장 속에서 여전히 숨 쉬고 있다. “지금도 염색은 할 수 있지만 미용실에 오래 있는 게 힘들다”며, 동시에 “제철이고 뭐고 철모르고 피어난 늦가을 딸기처럼” 살아가고자 하는 변치 않는 자유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게시물은 30주년을 맞은 크라잉넛의 그룹 전시와 맞물려 공개돼 그 의미를 더했다. 한경록은 홍대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펼쳐질 전시로, 자신의 청춘과 낭만을 팬들과 나눌 준비를 마쳤다. 덜컥거리고 서툴렀던 시절의 뜨거움이 다시금 오늘의 의미로 번지고 있다.

박선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한경록#크라잉넛#홍대상상마당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