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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치료제 첫 국산 희귀약 승인”…식약처, 림프종 치료 새 길 열었다
IT/바이오

“유전자 치료제 첫 국산 희귀약 승인”…식약처, 림프종 치료 새 길 열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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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치료제 기술이 희귀난치성 림프종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B세포 림프종 대상 CAR-T 치료제 ‘예스카타주(성분명 악시캅타젠실로류셀)’에 대해 국내 희귀의약품 최초로 품목허가를 내렸다고 13일 발표했다. 업계는 이번 결정을 국내 첨단 바이오 치료제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에 승인된 예스카타주는 환자의 면역세포(T세포)에 암세포 표지인 B세포 단백질 CD19를 인식하는 유전정보를 주입, 재가공된 세포를 환자에게 다시 투여해 CD19를 발현하는 림프종세포를 선별적으로 파괴하는 맞춤형 항암제다. CAR-T(Cellular Antigen Receptor T cell) 치료는 환자 본인의 세포를 유전자조작으로 변형해 약물치료에 저항하거나 재발한 림프종을 직접 공격하는 최신 면역세포치료 전략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이미 승인 사례가 있지만, 국내 허가는 이번이 최초다.

예스카타주는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성인 환자에게서 기존 표준요법으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 새로운 치료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기존 치료제가 전무했던 원발성 종격동 B세포 림프종(PMBCL) 환자에게 최초의 치료 희망을 제공할 전망이다. 이 기술은 기존 항암화학요법이나 조혈모세포이식과 달리, 단 한 차례 세포치료로 완전관해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현재 노바티스, BMS 등도 CAR-T 치료제 개발·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7년, 유럽연합(EU)은 2018년 CAR-T 치료제를 각각 승인했고, 중국·일본 역시 상용화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유사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나, 이번 승인으로 시장 진입 장벽과 안전성 관리 기준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첨단재생바이오법 심사에 따라 예스카타주의 품질과 안전성·유효성, 제조관리 기준을 집중 평가했다. 동시에 신속처리 대상으로 지정, 의료현장 실제 도입 기간을 단축했다. 특히 예스카타주는 장기추적조사 의무 대상으로, 환자 투여 후 15년간 이상반응 발생 현황을 추적해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안전성 확보에도 만전을 기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유전자 세포치료제 허가가 세계적 기술 경쟁에 실전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고 진단한다. 국내 규제과학 체계가 희귀질환·중증질환 영역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로 진입하는 데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의료시장에 얼마나 신속하게 안착할지 주목하고 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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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길리어드사이언스#예스카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