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 질환 연쇄 위험”…삼성서울병원, 환자 장기관리 전략 필요성 제기→진료 지침 변화 주목
자가면역 질환의 경계는 의학의 첨단에서도 점차 흐려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인하대학교병원, 숭실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다발성 경화증 또는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가 4년 내 추가 자가면역 질환에 이환될 위험성이 일반인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명확히 입증했다. 본 연구는 빅데이터 추적 관찰이라는 방법론을 도입해, 기존 국내외 학계에서 미확인 영역이던 진단 후 추가발병 시점과 위험관계를 최초로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깊다.
자가면역 질환은 인체 면역체계가 신체 조직을 스스로 공격하는 병리적 현상에서 비롯된다. 특히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경우, 베체트병 발병 위험이 17.2배 상승했으며,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환자는 쇼그렌 증후군 위험이 82.6배, 전신 홍반 루푸스가 30.8배로 크게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T세포 면역 조절 기능 약화와 Th1세포 활성화, 인터루킨-17 분비 증가 등 분자 면역학적 기전을 실마리로 삼아, 동반 자가면역 질환 발병의 내재적 연결고리를 설명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베체트병의 높은 발생 배경엔 비타민D 결핍과 흡연과 같은 생활환경 요인도 교차 작용했을 가능성이 대두됐다.

임상적으로, 다발성 경화증 혹은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에 속한 환자 중 상당수가 4.3~4.5년 이내 새로운 류마티스성 자가면역 질환을 진단받았으며, 중복 질환 동반 시 입원 기간 증가와 증상 악화 현상도 국외 데이터와 일치하는 양상을 보였다. 민주홍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초기 진단 후에도 장기적이고 다층적인 질환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며 예방적 진료 접근과 조기 탐지 체계 개선을 의료현장에 적극 적용할 것을 권고했다. 본 연구 결과는 국제저널 ‘메이요 클리닉 회보’ 최근호에 발표됐으며, 국내 진료 지침의 재정비 및 바이오 치료제 개발 연구까지 산업 전체의 다각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