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6% 급락”…외국인 1조 순매도·AI주 조정에 4,000선 붕괴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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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5일 오전 급락세를 보이며 3,870.96까지 하락했다. 외국인의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도와 미국 AI(인공지능) 관련주 급락 여파가 증시에 강한 충격을 주면서, 최근 이어오던 상승세가 멈추고 주요 지수선이 무너졌다.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집계(5일) 기준, 코스피는 개장 직후 4,055.47로 출발했으나 외국인이 1조1,698억 원어치 순매도에 나서며 1시간 반 만에 250.78포인트(6.08%) 급락, 3,870.96까지 밀렸다. 전일에도 외국인은 2조2,232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매도세를 기록한 바 있다.

코스피 6% 급락…외국인 1조 원 순매도·AI 버블 우려 확산
코스피 6% 급락…외국인 1조 원 순매도·AI 버블 우려 확산

대형주 중에서는 반도체주 낙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9만7,500원으로 7.05% 하락, SK하이닉스는 53만8,000원으로 8.19% 급락했다. 양사는 최근까지 '10만전자', '60만닉스'란 별칭과 함께 지수 상승을 견인해왔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 집중과 투자심리 위축으로 크게 조정받았다.

 

국내 증시 급락엔 전일 뉴욕증시 AI 관련 대형기술주 하락이 큰 영향을 줬다. 미국에서 엔비디아(-3.96%), AMD(-3.70%), 팔란티어(-7.94%) 등 AI 버블 논란이 부각된 주요 종목이 연이어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 투자심리도 동반 위축됐다. S&P500지수는 1.17%, 나스닥 종합지수는 2.04% 각각 내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 및 글로벌 기술주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연준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 뚜렷한 호재 부재, 외국인 차익실현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국면이 반복된 과거와 유사하다는 해석도 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고점대비 10% 내외 조정은 강세장에서도 반복돼 왔다”며 “기업 실적과 정책 변화가 없는 상황이라면 과도한 투매는 지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KB증권 안소은 연구원은 “S&P500의 12개월 선행 PER이 23배를 넘는 등 가격 부담이 높아진 점, 대형은행 CEO들이 조정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매와 기관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일부에서는 연말 주요 이벤트인 한미·한중 정상회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등 일정 이후 뚜렷한 호재가 드물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위험관리와 시장 점검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시장에서는 오는 FOMC 등 미국발 정책 변화에 대한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향후 글로벌 시장과 외국인 수급, AI산업 성장 전망 등이 국내 증시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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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외국인#ai버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