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건선 환자 15만 명 돌파”…겨울철 극심 악화, 맞춤 관리 필요

윤선우 기자
입력

건선이 겨울철 건조하고 차가운 날씨에 더욱 심각해지며 만성 피부질환 환자들의 관리가 중요한 사회·의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건선 유병 환자는 약 15만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선은 단순 피부병이 아니라 만성 염증이 피부뿐 아니라 전신적 합병증 위험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료 현장에서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는 겨울철마다 반복되는 피부질환 악화가 ‘환자 삶의 질 격차 심화’의 분기점이라고 해석한다.

 

건선은 은백색 각질이 두껍게 쌓인 판상(플라크)이나 좁쌀모양의 구진 형태로 나타나는 만성 염증 질환이다. 최근에는 단순한 국소 피부 병변을 넘어 심근경색, 대사증후군, 관절염 등 다양한 전신 합병증과의 연계성이 적극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추운 바람과 낮은 습도가 연속되는 겨울철에는 피부 장벽이 약화되면서 염증 반응이 촉진, 건선 병변이 갑작스럽게 악화되는 환자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건선의 발병과 악화에는 면역계 불균형, 즉 보조 T세포(Th1·Th17)의 과도한 활성화가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이 세포들의 활성화로 염증 유발 물질이 방출되고, 각질 형성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두꺼운 피부 병변이 나타난다. 여기에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 감염, 차갑고 건조한 기후, 특정 약물 등 다양한 환경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습도 저하와 외부 자극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피부 보호막이 손상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건선은 종종 아토피피부염과 혼동되지만, 발병 시기·증상 부위 등 임상적 차이가 존재한다. 아토피피부염은 주로 소아기에 팔, 목 뒤 등 접히는 부위에서, 건선은 성인기 두피, 팔꿈치, 무릎 등 돌출 부위에 발생하는 패턴이 대표적이다. 건선 환자는 10대부터 30대에 주로 발생하지만 전 연령대에서 발현될 수 있고, 50~70%에서 가려움증이 동반된다. 진단은 육안관찰이 기본이며, 확진을 위해 피부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질환의 중증도는 PASI(건선 면적 및 중증도 지수), BSA(체표면적 비율) 등 정량 평가 지표로 산출한다. PASI는 피부 병변의 홍반, 두께, 각질의 정도와 범위를 합산·점수화해 분류하며, BSA는 병변 부위가 차지하는 몸 전체의 면적 비율로 평가한다. PASI 10점, BSA 10% 이상이면 중증 건선으로 정의한다. 정량적 평가는 맞춤 치료전략 및 새로운 치료제 연구에도 활용되고 있다.

 

겨울철 관리와 예방은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보습제 반복 도포, 피부 손상 예방, 과도한 음주·과식·스트레스 관리 등이 강조된다. 김대현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도 “겨울철엔 피부 외상이 또 다른 병변을 만들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업계에서도 질환관리 앱, 디지털 치료제 등 환자 맞춤관리 신기술 도입이 점차 시험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면역억제 신약 개발, 생물학적 제제 및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미국, 유럽에서는 건선 환자 대상으로 디지털 예후 모니터링 앱·환자관리 플랫폼을 도입해 임상 데이터와 환자 편의성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만성·반복성 질환인 건선의 특성상 백신, 신약, 디지털 관리기술이 복합적으로 활용될 미래 헬스케어 패러다임이 구조적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본다. 산업계는 건선 등 만성피부질환 관리기술이 실제 시장과 임상에서 적용될지 주목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건선#면역불균형#겨울철피부질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