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베트남산에 20% 관세”…미국, 무역협상 타결에도 대미수출 최대 25% 감소 우려
국제

“베트남산에 20% 관세”…미국, 무역협상 타결에도 대미수출 최대 25% 감소 우려

최유진 기자
입력

현지시각 3일, 베트남(Vietnam)과 미국(USA)이 무역 협상을 공식 타결했으나, 미국이 베트남산 제품에 대해 20%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베트남 수출산업과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조치로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최대 25%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해당 합의가 역내 공급망 및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여파에 관심이 쏠린다.

 

현지 시각 3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4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안한 46% 상호관세보다는 낮지만, 트럼프 행정부 기본관세(10%)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반면, 미국산 상품의 베트남 수출에는 별도의 관세가 적용되지 않아 사실상 베트남만이 일방적으로 부담을 지게 됐다. 또, 제3국을 경유한 ‘환적’ 베트남산 상품에는 40%의 고율관세가 추가로 적용된다.

베트남, 美와 무역협상 타결 불구 관세 20%…대미수출 최대 25% 감소 우려
베트남, 美와 무역협상 타결 불구 관세 20%…대미수출 최대 25% 감소 우려

베트남 경제는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만큼,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관세 부담에 따라 중기적으로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25% 감소하고, GDP도 2% 이상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미국 및 다국적 기업은 물론, 베트남 현지 산업계에서도 높은 관세율과 불확실한 원산지 규정에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베트남 핸드백·신발 제조업체 협회는 “관세율이 여전히 높고, 세부 적용기준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신발유통·소매협회는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미국 내 가계·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USTR 부대표 출신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회장은 “미국이 베트남 시장 의존도를 지렛대로 관세 협상을 이끌었다”며, “향후 다른 국가와의 무역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관련 변수도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베트남을 우회한 중국산 환적 상품에 40% 관세가 적용될 경우,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베트남에 핵심 부품과 원자재를 공급하는 최대 교역 파트너인 만큼, 중국의 대응에 따라 베트남 전반의 수출·제조업까지 추가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미국이 베트남과의 협상에서 얻은 관세 혜택을 다른 신흥시장, 특히 동남아 전체로 확대할 수 있는 신호”라고 전했다. 현지 산업계와 외국계 기업들은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국면에서 공급망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번 무역합의에는 관세 인하 외에도 환적 상품의 원산지 기준, 중국산 부품 비율에 따른 관세 적용 방식 등 세부 쟁점이 남았다. 이들 규정은 앞으로 수개월에 걸친 추가 협상에서 확정될 예정이어서, 단기적으로 시장의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경제의 성장둔화와 환율 불안, 미·중 무역분쟁의 확산 가능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불가피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조치가 향후 미·중·베트남 삼각관계는 물론, 글로벌 교역구조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최유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미국#베트남#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