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승부의 중심 선 황의조”…알라니아스포르 잔류 확정→재판 앞둔 갈림길
스포츠

“승부의 중심 선 황의조”…알라니아스포르 잔류 확정→재판 앞둔 갈림길

허예린 기자
입력

진한 응원의 물결이 메다스 콘야 스타디움에 일렁였다. 거센 비난과 논란의 그림자가 드리웠지만, 황의조는 다시 한 번 골망을 흔들며 그라운드 위 존재감을 드러냈다. 갈 길 바쁜 팀에 선취 득점의 가치가 묵직하게 전해지던 순간, 관중도 숨을 죽였다. 투명하지 않은 내일 앞에서도 한 구 한 구 집중한 발끝, 그리고 벤치에 전해지는 동료와 감독의 신뢰. 황의조는 결국 승부의 흐름을 바꿔냈다.

 

26일 알라니아스포르는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37라운드에서 보드룸 FK와 극적인 생존 경쟁을 펼쳤다. 이날 알라니아스포르는 2-1로 승리하며 4경기 연속 무패 흐름을 이어갔다. 이번 경기 결과로 시즌 11승 9무 15패, 승점 42를 기록해 강등권과 5점 차를 벌렸다. 이에 따라 남은 한 경기에 관계없이 잔류를 확정했다.

황의조 / 연합뉴스
황의조 / 연합뉴스

골의 출발점 역시 황의조였다. 전반 38분, 그는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 골로 리그 7호골이자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곧이어 2분 뒤, 황의조는 빠르고 정확한 전진 패스로 유수프 외즈데미르의 추가 골까지 어시스트했다. 후반 알라니아스포르가 추격을 허용했으나, 흐트러짐 없이 1골 차 소중한 승리를 수확했다.

 

쉬페르리그는 19개 팀이 경쟁하는 리그로, 16위부터 19위까지 네 팀이 강등된다. 이번 승리로 알라니아스포르는 15위를 굳히며 비교적 이른 시기 생존을 확정지었다. 경기 내내 황의조는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후반 42분 교체 아웃시까지 팀의 중심축을 이루는 활약을 남겼다.

 

그러나 필드를 벗어나면 그의 삶은 법정으로 옮겨간다. 앞서 황의조는 지난해 10월 성폭력 처벌 특례법 위반에 대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에 사회봉사 20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가 선고됐으나 양측 모두 항소한 상태다. 항소심 첫 재판은 다음 달 19일에 열릴 예정이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환호와 침묵, 한 명의 선택이 지닌 무게가 이 밤의 공기처럼 선명하게 가라앉았다. 삶의 전장과 법정이 맞닿은 교차로에서, 황의조와 알라니아스포르의 시간은 계속 흐른다. 내일의 행로는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단 한 번, 무거운 침묵이 응원으로 변하는 그날을 오늘의 기록이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

허예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황의조#알라니아스포르#쉬페르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