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주담대 월 3조원↑ 쏠림, 3단계 규제 앞둔 금융권…가계빚 경계감 고조"
경제

"주담대 월 3조원↑ 쏠림, 3단계 규제 앞둔 금융권…가계빚 경계감 고조"

배주영 기자
입력

주택담보대출금리의 앞날이 금융시장의 물결을 흔들고 있다. 내달로 예고된 3단계 DSR, 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은행과 2금융권 곳곳에서 민첩한 대응과 수요 이동의 파고가 일렁인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의 완만한 회복과 코스피 3000선 돌파 소식이 맞물리며, 자금은 다시 부동산과 위험자산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장은 보여주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변화의 변곡점에 들어서면서 가계대출 수요가 월 4조 원 넘게 늘었고, 이 흐름이 지속될 경우 이달 말 기록적 증가세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주담대 월 3조원↑ 쏠림, 3단계 규제 앞둔 금융권…가계빚 경계감 고조
주담대 월 3조원↑ 쏠림, 3단계 규제 앞둔 금융권…가계빚 경계감 고조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최근 한 달 동안 잔액이 3조 원 가까이 늘어나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의 75%를 차지했다. 주택 마련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 성향 차주들 역시 금리 움직임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지난해 여름의 ‘영끌’ 분위기가 부분적으로 재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신용대출 수요도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는 조짐이 포착됐다.

 

은행권은 다가오는 DSR 규제에 따라 전략을 분화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상품 금리 인상과 엄격한 신규 접수 제한으로 보수적 스탠스를 택한 반면, 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 등은 한시적으로 대출 한도를 확장하며 경쟁적으로 수요 흡수에 나섰다. 전략의 차이에 따라 차주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달라졌고, 기준금리 변화와 개별 정책에 따라 이 흐름은 더욱 변모할 전망이다.

 

하지만 대출 규제의 영향은 은행권을 넘어 2금융권으로 번졌다. 카드론, 저축은행 신용대출 등 DSR 적용 외곽의 상품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재현되고 있다. 중저신용자의 유입으로 저축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소폭 올라가고, 카드론도 2개월 연속 금액이 증가했다. 은행 문턱이 높아진 틈을 타 신용위험 또는 고금리 대출로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몰리는 현상은, 가계부채 관리와 금융안정의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진다.

 

주택담보대출금리 하락 흐름도 시장의 역동성을 증폭시켰다. 올해 예금 담보대출 금리는 4.34%까지 밀려 2년 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일부 변동금리형 상품 역시 4%대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금리 하락 기대가 선반영되면서 대출 실행 속도가 빨라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책 대출 상품 영역에서도 변화의 기운은 포착된다. 정부는 디딤돌대출, 버팀목전세자금대출 등 실수요자 중심 정책 금융에 DSR 규제 적용을 공식 검토 중이다. 여기에 디딤돌대출의 우대 금리 및 심사 기준이 강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 장벽은 한층 높아졌다는 현장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은행, 금융당국, 한국은행 등 각 주체의 대응은 숨 가쁘게 엇갈린다. 가계빚 폭증이 이어질 경우 금리 인하 여력 축소와 자산시장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시장 안팎에서 들린다. 3단계 DSR 시행을 기점으로 추가 대출규제와 정책 보강 가능성 역시 닫혀있지 않아, 시장 불확실성, 그리고 실질 차주들의 부담감이 오히려 한층 예민하게 살아나는 분위기다.

 

주택담보대출금리가 흔들리는 이 순간, 금융시장은 서민 생활과 금융안정의 경계선 위에서 위태롭게 균형을 잡으려 한다.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 그리고 정책을 다루는 기관 앞엔 또 한 번의 고비가 다가온다. 소비자와 금융시장, 정책환경 모두가 냉철한 준비와 세심한 시선이 필요하며, 앞으로 나올 계획과 지표들이 우리에게 어떤 방향키를 제시할지, 시장은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다.

배주영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주택담보대출금리#dsr규제#가계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