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밤바다, 추억이 피어난다”…창원 마산가고파국화축제의 레트로 감성에 빠지다
요즘 가을이면 국화축제에 발길을 옮기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에는 추억을 떠올리는 어른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창원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이제 세대를 아우르는 가을의 일상이 됐다.
11월 1일부터 9일까지 창원 3·15해양누리공원과 합포수변공원에서 열리는 제25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국화에 이끌려 가을을 만나다’라는 테마로, 각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전시와 체험형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히 3·15해양누리공원에는 대형 비행기와 공항의 탑승구를 형상화한 국화 조형물이 등장해 “여행의 시작”을 머금은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SNS에서는 비행기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가족, 연인의 모습이 벌써부터 화제다.

합포수변공원은 젊은 세대를 향한 뉴트로 콘셉트로 꾸며졌다. 청년 크리에이터들이 손길을 더한 ‘구 홍콩빠 감성포차’는 낮부터 밤까지 이어져 도시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신선함과 익숙함이 교차하는 골목에서 국화꽃 향과 레트로 조명이 혼재된 밤, 많은 이들이 옛 감성과 현재의 감각을 동시에 즐기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축제 기간을 야간까지 연장하며 마련된 ‘바다빛 국화시네마’와 국화빛 소망길, 국화트리 등 참여형 콘텐츠는 세대를 불문한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렸다고 한다. 지역 상인회가 운영하는 먹거리 축제와 공연, 다양한 퍼레이드는 지역민뿐 아니라 외지 관광객에게도 특별함을 더한다.
창원축제관광재단 관계자는 “레트로와 뉴트로라는 공감대가 가족 단위는 물론 젊은 세대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다”며 “축제의 본질은 꽃놀이만이 아니라, 그 속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것”이라고 느꼈다. 실제로 ‘국화 인디뮤직 페스타’, 드론 라이트쇼, 멀티미디어 불꽃쇼 등 음악과 시각적 즐거움이 어우러진 축제는 방문객에게 오랫동안 남을 가을밤의 기억을 선물하고 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올해는 부모님 모시고 꼭 가고 싶다”, “도심에서 레트로 포차 감성이라니 기대된다”는 목소리부터, “밤바다랑 드론쇼라니 진짜 설렌다”는 인증샷 예고까지, 사람들의 기대는 벌써부터 무르익어 있다.
가을, 국화, 그리고 빛.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단지 계절의 통과의례가 아니라, 도시와 사람이 다시 가까워지는 순간을 만든다. 작고 사소한 축제의 색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