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000선 붕괴”…연준 금리인하 지연·AI 투자심리 위축에 3% 급락
코스피가 18일 장중 3,957.16까지 급락하며 연초 강세를 이어온 한국 증시에 조정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지연 우려와 인공지능(AI) 관련주 조정 가능성이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급속히 위축됐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18일 오후 1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보다 132.09포인트(3.23%) 하락한 3,957.16에 거래됐다. 지수는 장 초반 4,044.47로 시작해 한때 4,072.41까지 올랐지만 매도세가 강화되며 4,000선이 무너졌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812억 원, 2,651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특히 금융투자(4,384억 원), 연기금(222억 원) 등 대형 주체가 매도 우위를 나타냈고, 개인 투자자는 8,238억 원을 순매수해 저가 매수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연준 필립 제퍼슨 부의장이 “통화정책 완화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발언한 점이 금리인하 기대 약화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미국 헤지펀드 ‘틸 매크로’가 9,400만 달러(약 1,375억 원) 규모로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처분하며 AI·대형 기술주 투자심리에 차질이 빚어졌다. 전날 뉴욕증시 3대 지수의 동반 하락이 아시아 및 국내 증시 조정세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5.61% 내린 57만2,000원, 삼성전자는 2.98% 하락한 9만7,600원에 거래되는 등 시가총액 상위주 전반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닥 역시 외국인 순매도가 4거래일 연속 이어지며 2차전지, 로보틱스, 반도체 소재주 등 AI 가치사슬 전반이 동반 약세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대장주 실적과 미국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기술주 경계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일본 닛케이, 미국 나스닥 선물, 비트코인 등 주요 해외 자산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이는 국내 단독 악재가 아닌 글로벌 차원의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 불확실성, AI 관련 변동성, 연말로 갈수록 시장 진폭이 커지며 차익실현 매물도 동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20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 주요 변수에 따라 불확실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도한 매도세에 동참하기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며,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 확대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연준의 입장과 글로벌 대형주 실적발표에 증시 향방이 달려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