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라운드 버디 행진”…야마시타 미유, 메이저 첫 정상→AIG 여자오픈 빛낸 집중력
강풍이 거세게 휘몰아친 페어웨이 위, 모든 시선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샷을 이어가는 선수들에 쏠렸다. 파이널 라운드의 숨 막히는 긴장, 깊고 조용한 응원은 결정적 순간마다 커다란 숨소리로 변했다. 야마시타 미유는 흔들림 없는 파워와 세밀한 퍼팅으로 마지막 홀까지 최선을 다한 끝에, 메이저 무대 첫 우승의 환희를 만끽했다.
2024년 8월 4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인 AIG 여자오픈에서 야마시타 미유가 생애 첫 LPGA 우승을 달성했다. 일본 무대에서 ‘비거리 빼곤 약점이 없다’고 불리던 그는, LPGA 진출 첫해에 메이저 정상에 오르며 새로운 무대에서도 강인함을 입증했다.

데뷔 시즌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통합 개최됐던 2020년과 2021년에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에 데뷔한 야마시타 미유는, 2021년 1승을 시작으로 2022년·2023년 각각 5승, 2024년 2승까지 총 13승을 쌓았다. 두 해 연속 상금왕과 대상을 차지할 만큼 기복 없는 집중력을 선보였고, 150㎝의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라운드당 4.339개의 버디, 평균타수 69.147타 등 그린 위 정확성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드라이버는 230야드 초반이지만 그린 주변의 플레이가 이를 보완했다.
올 시즌 LPGA 무대에서도 야마시타 미유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파운더스컵 공동 4위, 블루베이 LPGA 공동 8위, LA 챔피언십 공동 3위까지 계속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비거리 245.22야드로 146위, 그린 적중률 35위(71.01%)에 머무르며 우승 경쟁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랭킹 7위(70.38타)의 평균타수와 흔들림 없는 그린 플레이는 야마시타 미유의 꾸준함을 증명했다.
AIG 여자오픈 결승 라운드에서 그는 강점을 극대화했다. 페어웨이 안착률 70%와 그린 적중률 77.8%를 기록, 라운드당 평균 퍼트는 29.75개로 집계됐다. 나흘 내내 보기 7개만을 허용하는 등 위기관리 능력도 한층 더 단단해진 모습이었다. 3라운드 종료 후 코치이자 아버지와의 집중 스윙 점검이 승부처에서 통했다는 평가다.
야마시타 미유는 “매일 스스로를 바꾸고,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며, 3라운드 이후 스윙을 미세하게 조정해 이룬 결실임을 전했다. 이어 "AIG 여자오픈 우승으로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일본 동료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하는 모습을 큰 동기부여로 삼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AP는 “최근 9회 LPGA 메이저대회에서 일본 선수가 4번이나 정상에 올랐다”며, 일본 골프의 새로운 바람에 주목했다. 이번 우승으로 야마시타 미유는 오는 10월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일본 대표로 출전해 다시 한 번 자신의 기량을 점검할 기회를 얻는다. 그는 “대표로 나가는 무대는 항상 꿈꿔 왔다. 일본 대표로 자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새벽의 푸른 페어웨이 위, 샷은 조용히 겨울을 견뎌낸 나뭇잎처럼 흔들렸다. 야마시타 미유의 눈빛엔 내일을 향한 의지가 역시 서려 있었다. LPGA 투어가 남긴 이번 기록은 8월 4일 오전, 골프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했다는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