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국밥집 엄마의 침묵 눈물”…서초동 묵직한 위로→가족 애환 울렸다
tvN ‘서초동’의 공기 속에 정은경이 등장한 순간, 현실과 감정의 깊은 결이 조용히 스며들었다. 하상기 변호사를 연기한 임성재의 어머니로 분한 정은경은 짧은 등장만으로도 일상의 무게와 가족의 애환이 녹아든 묵직한 한 장면을 선사하며 안방극장에 강한 여운을 남겼다. 국밥집에서 펼쳐진 소박한 풍경과 주름진 손끝, 그리고 담담하지만 진심이 깃든 대사는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가족의 기억을 자극했다.
지난 6회 방송에서 하상기 변호사가 오해와 편견에 시달리며 흔들리던 시기, 그가 찾은 곳은 어머니의 작업대 앞이었다. 정은경은 화장기 없이 바쁜 일상에 젖은 엄마의 모습으로 등장, 국밥 한 그릇을 무심하게 건네는 듯했으나 그 속에는 깊은 위로와 애틋함이 배어 있었다. “이게 저녁은 아니지? 그냥 쉬지. 늦은 시간에 여긴 뭐하러 왔어”라며 툭 건넨 한마디가 오히려 촘촘한 위로로 다가왔고, 하상기 변호사가 “엄마나 늦게까지 일하지 말라”고 속내를 내비치는 순간 두 사람의 대화는 삶의 현실과 가족의 연대가 묻어나는 응원으로 변했다. 이어 “사장님이 써 주실 때까진 계속 해야지. 엄마는 가만히 있으면 더 병 나. 가만 있어봐. 계란프라이 먹고 가”라는 말은 고된 하루의 끝에, 아무 말보다 진한 위로였다. 결국 하상기는 어머니의 뒷모습에 기대듯 조용히 눈물을 보이며 내면의 갈등과 치유의 순간을 드러냈다.

7회에서는 설 연휴를 맞아 가족과의 단란한 식사와 곧바로 일터로 향하는 정은경의 모습이 그려졌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노동,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 그러나 가족을 위해 단단함을 품고 살아가는 어머니의 일상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공감과 위로를 건넸다. 흐트러짐 없는 표정과 조용하게 이끌리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는 현실 엄마의 강인함을 진정성 있게 전달했다. 국밥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담담한 서사에 시청자들은 스스로의 가족사를 겹쳐 떠올리며, 정은경이 보여주는 모성의 아련함에 마음을 내주었다.
정은경은 영화와 드라마, 연극을 꾸준히 오가며 내공을 쌓아온 베테랑 연기자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해녀 역을, 곧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도 새로운 얼굴을 예고하고 있으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샤인’, ‘말아’, ‘내가 죽던 날’, ‘바람의 언덕’, ‘윤희에게’ 등 다양한 작품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쌓았다. 드라마 ‘금주를 부탁해’, ‘안나’, ‘슬기로운 의사생활2’, ‘보이스2’를 비롯해 연극 무대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서초동’이 전하고자 하는 삶의 희로애락은 매회 깊어진다. 특히 정은경의 리얼한 눈빛과 조용한 대사가 만들어내는 가족의 풍경은, 치열한 하루 속 한 줄기 온기처럼 시청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울림을 안겨준다. 이처럼 드라마 ‘서초동’은 토요일과 일요일 저녁 방송을 통해 출연진들의 세밀한 일상 연기와 깊은 서사, 그리고 현실적인 감정의 진폭을 함께 전하며 매주 시청자에게 긴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