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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금빛 포효”…강채영, 10년 집념 끝 세계양궁 금메달→그랜드슬램 도전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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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금빛 포효”…강채영, 10년 집념 끝 세계양궁 금메달→그랜드슬램 도전 시동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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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내리쬐는 초여름 햇살 아래, 광주 5·18 민주광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심장은 일제히 한 방향으로 뛰었다. 활시위의 긴장감만큼이나 응원 열기는 뜨거웠고, 모두의 시선은 하나로 모아졌다. 10년간 꾸준히 쌓아온 집념을 한발 한발에 실은 강채영이 마침내 환희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여자 개인전 결승전이 6월 12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렸다. 현대모비스 소속 강채영은 결승에서 중국 대표 주징이를 7-3으로 제압, 생애 첫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이라는 값진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광주서 정상 등극”…강채영, 세계양궁 첫 개인전 금메달 10년만에 획득 / 연합뉴스
“광주서 정상 등극”…강채영, 세계양궁 첫 개인전 금메달 10년만에 획득 / 연합뉴스

이번 금메달은 강채영에게 남다른 의미를 더했다. 그는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개인전의 결승 무대를 몇 차례나 아쉽게 놓쳐야만 했다. 지난 2019년 스헤르토헨보스 세계선수권에서의 준우승 이후, 또 한 번 높게 쌓여 있던 벽을 넘어선 순간이었다.

 

결승전까지 가는 길도 쉽지 않았다. 준결승에서는 고향 광주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서 안산을 상대로 집중력 있는 경기를 펼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어진 결승 무대에서도 실수 없는 명중과 묵직한 멘탈을 앞세워 세트포인트 7점을 누적, 3세트 승리와 2세트 무승부로 경쟁자를 제압했다.

 

경기 후 강채영은 “다섯 번째 도전 끝에 얻은 금메달이라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큰 대회에서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부족함을 채우려 계속 노력했다”며 기쁨과 각오를 함께 전했다. 이어 “그랜드슬램까지 한 걸음 더 다가섰고,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겠다”며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이미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을 보유한 강채영은, 이번 우승으로 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무대 개인전 그랜드슬램 완성을 향한 시동을 걸게 됐다. 최근 대학원 생활과 국가대표 1군 복귀의 이중고 속에서도 성취를 이룬 만큼 그의 도전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어머니의 고향인 광주에서 매 순간 자신을 밀어준 가족과 팬들에게도 깊은 감사와 각오를 전했다. 남은 대형 무대마다 또 한 번의 금빛 사연을 예고하는 강채영. 그의 손끝에 응원의 무게와 새로운 역사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걸려 있다.

 

경쟁과 환대, 좌절과 환희가 뒤섞이던 순간들 속에서, 결국 광주 밤하늘에 피어난 금메달 빛은 한 스포츠인의 열정과 꿈의 무게를 증명했다.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를 통해 강채영이 써 내려간 집념의 기록은, 앞으로도 그의 길 위에서 시민들과 함께 이어질 예정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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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채영#세계양궁선수권대회#주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