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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해고된 날의 블랙코미디”…어쩔수가없다, 손예진과 절박 연기→불안한 생존의 시작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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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일상의 그림자에서 갑작스럽게 끊겨버린 회사 생활, ‘어쩔수가없다’는 이병헌의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이병헌이 연기하는 회사원 만수는 그저 평범한 오늘을 살던 중 예고 없이 해고의 문을 맞닥뜨리고, 손예진이 맡은 미리는 이런 가족의 균열 앞에서 단단히 일어선다. 통장 잔고만큼이나 팽팽해진 긴장과, 예민하게 흔들리는 가장의 자존심. 블랙 코미디의 외피 안에서 이병헌과 손예진은 현실의 생채기를 담담히 받아 안는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장센과 대담한 연출은 관객을 독특한 웃음과 날카로운 아이러니로 이끈다. 포스터에서 만수와 미리, 그리고 제지 회사 반장 선출(박희순), 기쁜 소식을 들고 오는 범모(이성민), 연민이 깃든 아라(염혜란), 당황한 시조(차승원)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표정과 존재가 뒤엉켜, 가장 평범해야 할 오늘이 가장 예측할 수 없는 순간으로 뒤바뀐다. 무심한 해고 통보, 가족의 눈빛, 벼랑 끝에 서서도 버텨내려는 사람들 사이에 미묘한 긴장과 유쾌한 뒤틀림이 공존한다.

‘어쩔수가없다’는 익숙한 하루가 송두리째 뒤바뀐 뒤, 서로 다른 의도와 감정에 휩싸인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블랙 코미디다. 현실적인 설정과 감각적인 연출, 베테랑 배우들의 유연한 감정선이 어우러지며 영화는 불안한 생존의 시작점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박찬욱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깊은 아이러니와 현실 풍자의 미학을 한껏 드러낸다. 신선한 울림으로 극장가를 물들일 ‘어쩔수가없다’는 9월 개봉 예정이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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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어쩔수가없다#박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