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DF2 사업권 반납”…신세계면세점, 임대료 부담에 대규모 위약금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2터미널 핵심 면세점 구역인 DF2(화장품·향수·주류·담배 구역) 사업 철수를 30일 공식화하며, 국내 면세산업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고액 임대료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면세점 업계 경쟁 구도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30일 인천공항공사에 DF2 권역 사업권을 반납하겠다는 공문을 접수했다. 이번 결정으로 신세계는 약 1,900억 원 상당의 위약금을 부담하게 되었으며, 계약 해지 이후에도 6개월간 의무적으로 영업을 이어가야 한다. 신세계 측은 앞서 임대료를 40% 인하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공항공사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만약 당사자 간 임대료 인하 합의에 실패할 경우 법원의 강제조정안이 제시되기도 하지만, 이는 이의신청 시 소송전으로 전환된다. 실제로 DF1 구역에 대해서도 법원이 25% 인하 조정안을 내놨으나, 인천공항공사가 이의를 제기해 효력을 잃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면세점들은 적자 확대 부담을 안고 경영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우려다.
시장에서는 이미 신라면세점이 DF2 권역에서 철수한 데 이어 신세계까지 사업을 포기하면서, 인천공항 면세점 구도의 대변화를 점치고 있다. 특히 DF1·2 구역에 대한 신규 입찰이 예고되는 가운데 롯데면세점, 현대면세점,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 등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선 여행수요가 늘고 있지만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가 면세점 산업의 구조적 리스크로 고착되고 있다”며 “정부와 공항공사의 정책적 조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인천공항공사 역시 “시장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신세계는 DF2 사업 철수와 별개로 DF4 구역 사업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과거에도 핵심권역 임대료 문제로 면세점 업계의 줄이탈 사태가 발생한 바 있어 업계 내 구조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향후 재입찰 일정 등 세부 방향은 공항공사의 협상과 정부 지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