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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광치령 마대살인의 그림자…표창원 냉철 분석→정체 미로 속 가족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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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광치령 마대살인의 그림자…표창원 냉철 분석→정체 미로 속 가족의 절규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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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던 인제와 양구 사이, 광치령 산길에서 한 남자의 짧은 생은 이름마저 뒤로한 채 천천히 사라져갔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시대를 건너 미궁에 빠진 2003년 광치령 변사체 사건의 퍼즐 조각을 다시 모은다. 세 개의 마대자루에 버려진 얼굴과 양팔 없는 남성 시신, 스무 번 넘게 남겨진 칼자국, 눈앞에서 펼쳐진 현장은 보는 이마다 말을 잃게 했다. 단서는 많았지만 모두가 멀기만 했고, 경찰의 집요한 조사에도 정체는 베일에 가려졌다.

 

참혹한 시신에서는 유일하게 불법 시술의 흔적이 남았다. 음경 확대 수술의 자국은 피해자가 과거 교정시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온 이였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건은 곧 폭력의 그림자로 번졌고, 현장에 드리워진 대범함과 잔혹성은 조직폭력 및 청부범죄 연계를 암시했다. 범죄심리 분석가 표창원은 “내 분노를 야기하면 이렇게 된다”는 일탈과 과시가 읽힌다고 분석해, 범인의 심리 안에 자리한 뒤틀린 메시지를 짚었다.

“얼굴 없는 시신, 남은 단서”…‘그것이 알고 싶다’ 광치령 변사체 사건 추적→정체의 미로를 걷다 / SBS
“얼굴 없는 시신, 남은 단서”…‘그것이 알고 싶다’ 광치령 변사체 사건 추적→정체의 미로를 걷다 / SBS

조직폭력배라는 제보자의 고백은 이야기에 또 다른 길을 열었다. 사망자가 과거 자신과 다른 조직에 속해 있었고, 오래전 다툼의 보복으로 살해당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단순 변사가 아닌 서로를 겨눈 복수와 폐쇄된 결속의 증거였다. 그러나 피해자의 신원과 가족의 행방 역시 22년째 안갯속에 머물렀다. 이름 없이 태양 아래 남겨진 알몸, 침묵하는 시간에 가족은 여전히 살아 있는 절망을 견뎌야 했다.

 

키 180cm, 80kg의 건장한 남성을 치밀하게 무력화하고, 공포조차 보이지 않은 단호함으로 절단해 유기할 수 있는 자, 그는 누구였을까. 절단면과 시신 유기의 순서, 그리고 알리바이로 위장된 행적들은 섬세한 범죄 구조의 그림자를 숨기고 있었다. 복원의 실마리를 쫓는 프로그램은 직접적인 시범과 과학적 모의실험을 통해 진실의 빗금을 하나씩 덜어냈다.

 

휴먼드라마에 뒤섞인 울분, 살아남은 이들의 침묵, 그리고 언젠가 들려올 이름 없는 자의 목소리까지.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광치령 한복판에서 멈춰버린 인생의 방정식과 남겨진 가족의 오랜 마음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광치령 변사체 미스터리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이 방송은 6월 14일 토요일 밤 11시 10분, 시청자와 다시 만날 예정이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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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알고싶다#광치령변사체#표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