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 건설로 강 유량 21% 우회”…아프간 탈레반 수자원 개발, 중앙아시아 물 분쟁 우려
현지시각 18일, 아프가니스탄(Afghanistan) 탈레반 당국이 추진하는 대형 운하 등 수자원 개발 정책이 중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탈레반은 미군 철수와 2021년 재집권 이후 영토 내 강들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며 ‘수자원 주권’을 내세워왔고, 이 같은 조치가 우즈베키스탄(Uzbekistan), 투르크메니스탄(Turkmenistan) 등 하류국의 농업 및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탈레반은 아무다리아강 전체 유량의 최대 21%를 우회하는 ‘코시 테파 운하’ 건설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AFP통신에 따르면, 운하가 조만간 완공될 경우 56만 헥타르의 건조지대가 신규 농지로 전환될 예정이다. 현지 당국은 “강 수위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주장했으나, 모드 파이지 등 수자원 분야 전문가들은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엔 부정적 결과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무다리아강은 중앙아시아의 주요 농업용수원으로, 해당 지역 국가들은 옛 소련 해체 이후 법적 구속력 약한 기존 물 분배 협정에 의존해 왔다. 운하가 본격 가동될 경우 하류국의 농업, 생태계,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며, 카자흐스탄도 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Iran) 또한 아프가니스탄과 헬만드강 물 이용을 둘러싸고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양국 간 1973년 협정은 있지만, 실질적 이행이 이뤄진 적이 없고, 이란은 수량 보장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프간 당국은 기후위기 속 물 부족 상황을 언급하며 조약 이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파키스탄(Pakistan)과의 카불강 물 이용 역시 향후 분쟁 소지가 있으며, 공식 협력 채널이 없어 잠재적 갈등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AFP, BBC 등 다수 외신은 탈레반 수자원 정책이 역내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며 “물 전쟁의 불씨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농산물 생산과 식량가격, 수출입 물류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도 변화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탈레반 정부가 재정 및 기술 한계에 직면해 있음을 지적하면서도, 이번 수자원 개발 행보가 중앙아시아의 공급 안정성, 투자 흐름, 외교적 지형 변화 등 폭넓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관련 리스크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아프가니스탄의 대규모 인프라 조치가 중앙아시아 전역의 물 시장과 외교 지형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