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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가로스 은퇴식”…나달, 빅4와 코트서 재회→프랑스오픈 레전드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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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가로스 은퇴식”…나달, 빅4와 코트서 재회→프랑스오픈 레전드 등극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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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라파엘 나달이 롤랑가로스 중심에서 그간의 영광을 되새기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빅4의 재회와 1만5천 팬들의 뜨거운 박수가, 다시 없을 테니스 황제의 은퇴 무대를 더욱 빛냈다.

 

202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대회 첫날, 필리프-샤트리에 메인코트는 나달을 위한 축제의 장이 됐다. 전 세계에서 모인 팬들은 주황색 티셔츠에 ‘고마워요 라파’라는 문구를 맞춰 입고, 한 세대의 우상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롤랑가로스 은퇴식”…나달, 빅4와 코트서 재회→프랑스오픈 레전드 등극 / 연합뉴스
“롤랑가로스 은퇴식”…나달, 빅4와 코트서 재회→프랑스오픈 레전드 등극 / 연합뉴스

검정 수트 차림의 나달은 따스한 미소로 등장했다. 코트를 가득 메운 환호 속에서, 한창 시절의 역동이 담긴 영상을 보는 동안 그의 눈가엔 깊은 감정이 비쳤다. 나달이 남긴 22회의 메이저 단식 우승 기록, 그 중 압도적이었던 14번의 프랑스오픈 트로피는 이날 팬들과 나달 모두의 가슴에 다시 한 번 새겨졌다. 프랑스 팬들의 유별난 애정이, 홈 스타 못지않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마이크를 잡은 나달은 “20여년간 뛰어온 이 코트에서 기쁨과 고통, 승리와 패배의 모든 감정을 맛봤다. 이곳은 나에게 가장 특별한 무대”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연설 도중 잠시 적어둔 종이를 잃어버린 나달의 모습에, 볼보이가 재치 있게 새로운 종이를 건네며 스치는 웃음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이날 행사에는 한 시대를 풍미한 ‘빅4’도 한 자리에 모였다. 노박 조코비치, 로저 페더러, 앤디 머리가 직접 코트를 찾아 나달과 재회했고, 뜨거운 포옹과 진심 어린 악수가 이어졌다. 이 네 명의 전설이 합작한 메이저 69회 우승 기록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회자될 이야기다. 나달은 동료들에게 “여러분과 경쟁하며 힘들었지만, 최고의 라이벌이자 좋은 친구였다”고 진심을 전했다.

 

주최측은 나달에게 ‘레전드 트로피’를 전달했고, 그의 발자국이 새겨진 명판이 필리프-샤트리에 코트에 남았다. 이 명판은 후대의 선수와 팬들에게 나달이 남긴 흔적과 의미를 오롯이 전하고, 그 위상을 영원히 기릴 예정이다.

 

프랑스오픈 첫날의 경기는 별다른 이변 없이 흘러갔다. 토미 폴이 엘머 몰러를 3-1로, 벤 셸턴이 로렌초 소네고를 3-2로 각각 누르며 2회전에 올랐고, 로렌초 무세티 역시 독일의 야니크 한프만을 상대하며 3-0 완승을 거뒀다. 긴장의 배턴은 이제 남자 단식 상위 시드와 스타들의 대결, 그리고 나달 이후 새로운 주인공을 기다리는 코트로 이어진다.

 

한 세대의 마지막 불꽃이 타오른 필리프-샤트리에, 롤랑가로스는 다시 속삭인다. 소박한 박수와 조용한 희망이 남은 자리를 지키고, 테니스의 역사는 또 한 번 새롭게 쓰인다. 프랑스오픈 대회 본 경기는 파리 현지에서 이어지며, 관중과 팬들은 남은 선수들의 이야기에 다시 귀를 기울이게 된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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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달#프랑스오픈#빅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