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원전도 중국이 짓는다”…카자흐스탄, CNNC 주도로 원전 증설 가속
현지 시각 8월 4일, 카자흐스탄(Kazakhstan) 정부가 두 번째에 이어 세 번째 원자력 발전소 건설 역시 중국(China) 국영 기업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가 주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카자흐스탄이 러시아(Russia)의 '로사톰'에 이어 중국과의 원전 사업 협력을 본격화하는 신호로, 국제 에너지 업계와 원전 수주 경쟁 구도에 크게 작용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제1부총리 스클야르는 최근 키르기스스탄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세 번째 원전 건설 주관사로 CNNC 선정 사실을 확인했으며, 두 번째와 세 번째 원전 부지는 올해 하반기 내부 논의를 거쳐 공식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의 최종후보군에는 로사톰, CNNC, 한국수력원자력, 프랑스전력공사(EDF) 등 주요국 에너지 공기업이 참여한 바 있다.

카자흐스탄은 과거 소련 시절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으로 평가받으며 원전과 핵시설 자산을 보유했지만,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핵무기를 포기하고 모든 원전을 폐쇄했다. 그러나 최근 전력난 해소와 에너지 자립을 위해 지난해 10월 실시한 국민투표에서 70%의 찬성으로 원전 건설이 재개됐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최소 2개, 가능하다면 3개의 원전 건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이미 첫 번째 원전은 알마티 북서쪽 약 400km 떨어진 발하시 호숫가 울켄 마을에 2.4GW급 원자로 2기 신설로 확정됐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원전 부지는 동부 쿠르차토프 및 서부 악타우 등 옛 핵심 실험장 인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물과 전기 인프라 등 현실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하반기 최종 부지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카자흐스탄의 연이은 원전 증설 및 발주 정책은 중국, 러시아 등 에너지 패권 국가들 간의 영향력 경쟁뿐 아니라, 향후 글로벌 원전 공급망 구도 재편에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연속 수주에 대해 한 업계 전문가는 “카자흐스탄 에너지 주도권 변화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과 프랑스 기업은 아쉽게 고배를 마셨으나, 관련 기술 및 부품 공급 등 후속사업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중국 CNNC가 카자흐스탄 원전 건설을 선점하게 되면서 중앙아 원전 시장의 중장기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놨다. 지역 경제 및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주가 변동성 확대 역시 증권계의 주목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카자흐스탄이 에너지 수요와 국가 성장전략을 맞물려 대규모 원전 발주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경쟁 구도가 중앙아 에너지 질서 전반에 장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사회는 올해 하반기 발표될 원전 부지 선정 및 실질적 사업 이행 여부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