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B 비자 수수료 100배 인상”…미국, 스타트업 인재 확보 격차 우려 확산
현지시각 19일, 미국(USA) 정부가 전문직 취업비자 H-1B 신규 신청 수수료를 기존 1천 달러에서 10만 달러로 대폭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자금력에 따라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인재 확보 능력에 결정적 차이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미국이 기술주도의 글로벌 경쟁 속에서 외국인 고급 인력 유치 방식을 바꾸는 가운데,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지 시간 19일 발표된 H-1B 비자 신규 수수료 인상안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으로, 스타트업 등 자본이 부족한 신생 기업에 더 혹독한 규제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변화된 제도를 소화할 여력이 있지만, 인재 채용에 있어 자금 제약이 큰 스타트업은 신규 고급인력 유입이 사실상 막히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인상으로 실리콘밸리 혁신 동력의 핵심인 스타트업 성장 환경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특히 외국인 인력 의존도가 높은 IT 및 AI 분야 신생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 샌프란시스코의 AI 스타트업 '델브'의 셀린 코칼라르 최고운영책임자는 “대기업처럼 채용에 여유가 없어 이번 변화가 두렵다”고 토로했다. 이민 법률서비스 업체 ‘알마’의 아이자다 마랏 최고경영자는 “10만 달러 고정 수수료는 소규모 기업에 불균형적 타격을 줄 것”이라며 “신규 인력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반면, 넷플릭스 공동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 회장은 “수수료 인상은 H-1B의 가치를 높여 고급 일자리 창출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합리적 정책”이라고 긍정 평가를 내놨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미국 기술 생태계의 역동성이 약화될 가능성을 경고한다. ‘알마’의 지한 멀린 이민전략책임자는 “기업이 미국 진출 자체를 주저할 수 있고, 결국 글로벌 기술 경쟁력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투자사 ‘레드 글래스 벤처스’ 빌랄 주베리 매니징 파트너는 “본인이 투자한 스타트업 30~40개가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인만 채용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이번 조치가 중국 등 경쟁국과의 기술주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미국 스타트업의 투자와 성장, 글로벌 인재 유입에 구조적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의 기술 스타트업 투자 심리에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의 H-1B 비자 수수료 대폭 인상이 신생기술기업 인재 확보 환경에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면서, 업계와 국제사회는 미국의 글로벌 기술 경쟁력에 미칠 장기적 파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