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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피아 플레이리스트”…연구실 청년 사로잡아 → 학술플랫폼-엔터 융합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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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피아 플레이리스트”…연구실 청년 사로잡아 → 학술플랫폼-엔터 융합 신호탄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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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맞춤형 음악 플레이리스트가 대학생과 청년층 사이에서 '학업 힐링 루틴'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논문 검색 및 학술정보 제공 플랫폼 디비피아(누리미디어)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플레이리스트가 예상 밖의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학술서비스와 엔터테인먼트의 접점 모색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일상적 학업 스트레스와 정서적 피로가 겹친 청년 세대의 요구가 디지털 콘텐츠 혁신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정체성 파괴와 이색 융합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디비피아가 지난달 최초로 공개한 ‘엄마아빠저는연구실에서행복하게지내고잇어요’ 등 시리즈 플레이리스트 영상은 ‘연구실에서 소리 지르고 싶을 때’, ‘논문 좀 써 주이소.. 내 손이 이래가..’ 등 연구자 생활의 고단함을 유쾌하게 담은 제목 등으로 영상 조회수 74만5000회(5월 25일 기준), 댓글 1900여개를 기록하며 확산됐다. 불과 한 달 반 동안 구독자 수가 9648명에서 2만3800명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비(非)구독자의 바이럴 효과도 적잖았다.

해당 서비스의 핵심은 디지털 플랫폼으로 학업·연구에 몰두하는 대학생·대학원생 특유의 심리, 공감 코드를 음악 큐레이션 콘텐츠로 구현한 점이다. 기존의 음악 플랫폼이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자가 아닌 학술정보 기업이 메타데이터·상황 기반 맞춤형 플레이리스트를 내놓는 사례는 국내외에서도 이례적이다.

 

대학생 및 이용자들은 단순 음악 감상뿐 아니라 댓글 창을 통한 경험 공유, 자조와 위로의 소통 공간 확대를 주요 장점으로 꼽는다. 유튜브 콘텐츠의 ‘선택 스트레스 감소 효과’ 또한 주목받는다. 기존에 비슷한 상황별 큐레이션은 있었지만 학술생활의 ‘감정 쓰임새’에 집중한 접근은 새롭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평소 선택 자체도 피로한 Z세대의 생활 패턴에 플레이리스트가 적합하다”고 해설한다.

 

글로벌 스트리밍과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이 치열한 상황에서도, 국내 논문 플랫폼의 음악 콘텐츠 진출은 ‘조합의 이례성’이 이용자 호응을 키웠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뻔하지 않은 시도가 오히려 이목을 끄는 환경”이라며, 새로운 융합 경험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다.

 

플랫폼 기업 입장에서도 대학생·청년층의 일상 심리 데이터를 토대로 콘텐츠 전략을 다각화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디비피아 측은 “연구실 고충 및 심리적 지지에 공감하는 것이 목표”라며, 음악 외에도 공론장 기능 등을 병행할 계획임을 밝힌다.

 

이 같은 흐름은 개인정보 보호, 디지털 윤리 이슈와 맞물려 향후 플랫폼에서의 음원 추천·댓글 관리·이용자 데이터 활용에 법제도상의 기준도 중요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융합 기반 플랫폼 혁신이 새로운 시장과 생태계를 넓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산업계가 실질적 소통과 심리적 가치 제공을 확대하는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융합형 콘텐츠가 실사용자 기반에서 장기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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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피아#플레이리스트#대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