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우, ‘당신의 맛’ 주방의 절제된 온기”…스승과 제자, 잊지 못할 시선→감정이 흐르는 만남
낯선 교토의 저녁 공기를 타고 온 김인우의 발걸음이 주방에 닿으며, ‘당신의 맛’의 첫 장이 섬세하게 펼쳐졌다. 조리복을 단정히 갖춰 입은 채 깊은 눈빛을 건네는 스승 타츠오와, 그의 곁에서 동경을 숨긴 채 흔들림 없는 열정을 뿜어내는 모연주의 모습에서 시간의 흐름까지 멈춘 듯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서로가 쌓아올린 기억과 감정이 요리를 통해 엇갈리고 스며들며, 냉정한 질서와 따스한 온기가 한자리에 머무는 순간이 시청자의 마음속에 오래 남았다.
재일교포 3세이자 한·일 양국을 넘나드는 깊은 연기를 보여온 김인우는 ‘당신의 맛’에서 스승 타츠오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전주에서 원테이블 식당을 지키는 똥고집 셰프 모연주가 품은 고뇌와 성장은 그의 단호하면서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일관된 태도와 맞닿아 극의 무게를 더했다. 미묘한 감정선과 격정적인 장면들 사이, 김인우의 섬세한 손끝과 강렬한 눈빛이 주방의 긴장과 온기를 오가며 드라마의 서사를 촘촘히 엮었다.

김인우는 영화 ‘암살’, ‘동주’, ‘박열’, ‘군함도’, 그리고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까지, 다채로운 작품에서 완성도 높은 연기를 통해 자신만의 깊이를 더해왔다. 신작 ‘당신의 맛’에서는 재일교포 3세라는 배경 위에, 일본어와 한국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현실감과 자연스러운 이질감을 모두 살려냈다. 인생과 요리, 스승과 제자의 경계에서 숨죽이고 주고받는 대화에는 마음을 그리고, 손끝마다 담긴 의미는 따뜻한 울림으로 번져갔다.
‘당신의 맛’은 식품기업 후계자인 한범우와 전주 식당 셰프 모연주가 각자의 세계에서 부딪히는 성장 로맨스를 그린다. 두 주인공이 마주 선 주방은 언제나 일촉즉발의 대립과 불꽃 튀는 화해가 반복됐고, 그 한복판에서 스승 타츠오의 존재는 단순한 조언자 그 이상이었다. 요리와 인생을 관통하는 그의 말 한마디, 한 걸음이 젊은 청춘들의 마음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늘 곧은 시선과 심연의 온기로 요리의 본질을 전해온 타츠오, 그리고 불굴의 의지로 자신만의 맛을 완성해가는 모연주.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요리와 감정이 겹치는 순간마다, 드라마를 지켜보는 이들은 자신만의 추억을 되돌아보게 됐다. 진지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가 조용히 흘러가며, 시청자들의 가슴에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당신의 맛’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밤 10시 ENA에서 방송되며, 본 방송 이후에는 지니 TV와 넷플릭스에서도 시청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