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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5% 급락”…트럼프발 반도체 관세·PPI 급등에 투자심리 악화
경제

“코스피 1.5% 급락”…트럼프발 반도체 관세·PPI 급등에 투자심리 악화

박지수 기자
입력

코스피 지수가 8월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부과 가능성과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큰 폭 조정을 받았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도가 쏟아지면서 투자심리 위축이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 재점화 및 글로벌 매크로 불확실성이 외국인 포트폴리오 재조정의 배경이 됐다고 분석한다. 이번 급락이 증시 전반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48.38포인트(1.50%) 하락한 3,177.28로 거래를 마쳤다. 오전 한때 3,200선 회복을 시도했지만, 외국인의 강도 높은 매도 공세에 결국 2주 만의 최저치로 밀렸다. 코스닥 지수도 2% 넘게 내려 8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39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3,548억원, 기관은 810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하며 하락폭을 일부 방어했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외국인 매도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1,749억원, SK하이닉스는 988억원 규모로 각각 순매도되며 2.23%, 3.25%씩 동반 하락했다. KB금융 역시 575억원가량의 외국인 매도를 받으며 낙폭을 키웠다. 투자업계는 반도체 산업이 미국의 추가 관세 압력에 직접 노출됐다는 점, 7월 미국 PPI 급등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점 등을 당일 하락의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됐다. 기관은 오히려 한국전력, 삼양식품, 카카오, 신한지주 등 배당·금융주 매수에 집중했지만, HMM, LS일렉트릭, STX엔진, 삼성전자, 효성중공업 등에서는 매도를 확대하며 빠른 리밸런싱이 관측됐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2.68%)와 증권(-1.64%)이 약세를 주도했고, 유통·화학·기계·금속 등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전기·가스(1.22%), 운송·창고(1.86%) 업종은 상대적 강세로 마감했다.

 

특히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외국인 주요 매수에 나선 종목이 투자자 주목을 끌었다. STX엔진(330억원), 효성중공업(251억원), 두산(235억원), 에이비엘바이오(223억원), 삼성중공업(186억원) 등 미래성장동력이 뚜렷한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방산·조선·바이오 등 특정 섹터에 대한 외국인 선별적 접근이 포착되며, 단순 매도세뿐 아니라 차별화된 매수전략도 병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환율 시장도 불안심리를 반영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3.0원 오른 1,385.0원을 기록, 원화 약세 기조가 유지됐다. 이로 인해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경계심이 한층 높아진 상태다. 

 

시장 시선은 22일로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설로 향하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파월 연설을 통해 완화 기조의 명확한 시그널을 기대하고 있지만, 중립적 또는 선택적 메시지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향후 발표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코스피 급락은 글로벌 대형주에서 외국인 매도가 집중된 가운데, 선택적 매수 종목이 부각되며 업종별 희비가 극명하게 갈린 하루였다. 향후 시장 방향은 잭슨홀 미팅, 글로벌 정책변수, 산업별 수급 변화 등 추가 이슈에 좌우될 전망이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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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삼성전자#stx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