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타율 0.172 부진의 그림자”…이정후 결장→샌프란시스코 1점 차 진땀승
낯선 공백이 드리운 오라클 파크의 오후, 이정후의 결장 소식이 경기장에 가라앉은 긴장감을 더했다. 연속된 부진 끝에 출전 명단에서 빠진 그의 자리는 이날 더욱 묵직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그 빈틈을 메운 것은 결국 샌프란시스코의 뚝심이었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2일 정규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서 3-2로 힘겹게 승리했다. 이날 외야수 이정후가 시작부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며 팬들의 시선은 그라운드 바깥까지 번졌다. 슬럼프의 골이 길어진 6월, 이정후는 58타수 10안타, 타율 0.172로 고전 중이다. 전날 포함 최근 세 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 시즌 누적 타율 또한 0.255로 내려앉았다. 이날 출전하지 않은 것은 9일 애틀랜타전 이후 약 2주 만임에도, 허리 통증이 원인이 됐던 그때와는 달리 공식 사유는 닫혀 있다.

경기 초반 샌프란시스코는 1회말 엘리오트 라모스의 솔로 아치로 선취점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3회말에는 라파엘 데버스가 보스턴 마운드를 상대로 시즌 새 유니폼에서의 첫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두 점 차를 벌렸다. 데버스에게 이날 홈런은 불과 엿새 전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로 트레이드된 이후 친정팀을 상대로 기록한 첫 장타였다.
추격을 뿌리친 샌프란시스코는 9회초 보스턴의 막판 반전을 가까스로 방어했다. 1점 차로 따라붙은 상황, 2사 3루의 결정적 위기에서 추가 실점 없이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3경기 2승 1패로 반등에 성공, 올 시즌 43승 34패를 매기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를 공고히 했다.
경기 뒤 진 스니트 감독은 선수단의 집중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정후의 결장에 대해서는 "컨디션 회복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팬들 역시 SNS에서 “이정후의 복귀가 기대된다”는 응원과 “무엇보다 팀 승리가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냈다.
샌프란시스코는 23일 보스턴과의 3연전 마지막 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긴 시즌의 반환점을 앞두고 팬들의 시선은 이정후의 회복과 지구 선두 추격에 쏠린다.
한편 LA 다저스도 김혜성의 4일 만의 결장 속에 워싱턴전에서 3-7로 패했다. 최근 타율 0.378로 순항하던 김혜성은 이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결정으로 선발 제외됐다. 다저스는 47승 31패로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지키며, 23일 워싱턴과 다시 만난다.
쉼표 같은 하루, 한 선수가 남긴 빈 의자에는 동료들, 현장의 함성, 팬들의 염원이 깃든다. 침묵과 박수,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하는 휴식의 시간. 메이저리그의 매 순간은 다음 경기를 기다리는 여운으로 남는다. 이정후의 이름이 다시 불리는 내일,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