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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터널에서 온천까지”…맛과 자연이 어우러진 청도 느긋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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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터널에서 온천까지”…맛과 자연이 어우러진 청도 느긋한 여행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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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기 전에 날씨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요즘엔 단순히 맑은 날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흐림과 비 예보가 있는 여름날에도 청도는 그만의 여유와 매력을 품고 있다. 온천, 와인, 그리고 자연의 시원함이 어우러진 이 동네로, 잠시 일상을 내려놓은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청도에서는 계절마다 다른 표정의 여행이 펼쳐진다. 8월 11일 오후, 청도는 구름이 많고 기온은 28.7도, 체감온도 29.7도, 습도 67%로 후덥지근했지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모두 좋음 수준에 머물러 쾌적한 공기를 선물했다. 오후 늦게는 비가 예보돼 있었기에, 여행자들은 실내외를 오가는 코스를 미리 고민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청도 와인터널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청도 와인터널

청도의 독특한 매력은 ‘군불로’에서 만날 수 있다.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인 이곳은 경북 최대 자연농원으로, 숙소와 체험이 한 번에 가능한 여행의 베이스캠프 같다. 직접 수확하는 경험과 지역 농산물, 다채로운 체험활동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여기서 하루를 시작하면 청도 여행의 감각이 한결 부드럽게 열린다.

 

몸과 마음의 피로를 녹이고 싶을 땐 ‘청도용암온천’이 제격이다. 깊은 지하에서 끌어올린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더위와 여행길의 긴장이 스르르 풀린다. 실내외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비 오는 날에도 걱정 없다. “날씨가 어떠냐보다, 그 온기와 휴식이 주는 시간이 더 소중했다”는 여행후기가 많은 이유다.

 

청도의 여름을 특별하게 만드는 또 다른 장소는 ‘와인터널’이다. 오랜 시간 와인이 숙성되는 터널 안은 늘 서늘해서, 더운 여름에도 마치 별세계처럼 느껴진다. 이곳에서는 와인 시음과 전시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데, “기억에 남는 순간이 하나 더 늘었다”는 여행자들의 고백이 자주 들린다.

 

자연의 청량함이 그리울 땐 ‘낙대폭포’와 ‘공암풍벽’이 기다린다. 절벽에서 쏟아지는 폭포수와, 깎아지른 절벽 아래 흐르는 강물은 도심의 온도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폭포수의 시원한 수직선, 그리고 푸른 숲과 강가 산책로 위에서 흘러간 하루의 피로가 자연스럽게 사그라진다.

 

이번 주 청도는 흐림과 비가 번갈아 든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이들은 오전에는 온천과 와인터널처럼 실내외 모두를 아우르는 곳을, 오후엔 숲과 폭포, 강변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청도에서는 무작정 바쁜 이동 대신 한곳 한곳에 잠깐 멈추는 여유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작고 느린 선택이 더 큰 휴식이 돼 돌아오는 여름날, 청도의 온천과 와인, 그리고 자연이 주는 잔잔한 감동을 곁에 두는 일. 그 안에서 우리 삶의 방향은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바뀌고 있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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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용암온천#와인터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