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빙이 경험이 된다”…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감정 몰입 새 기준
더빙 기술과 오디오 프로덕션 혁신이 글로벌 OTT 시장에서 콘텐츠 경험 방식을 근본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한국어 더빙 프로젝트는 신인 성우 기용, 오리지널 의역 중심 자막, 고품질 사운드 구현 등으로 기존 단순 번역을 넘어선 감정 몰입형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더빙판이 단순한 보조 시청 옵션이 아닌, 다양한 세대·환경 시청자를 위한 본격적 미디어 접근성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하는 분기점이라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넷플릭스가 기획·제작해 2024년 공개한 자체 애니메이션이다. 더빙판은 주연 진우 역의 민승우, 루미 역의 신나리 등 신인 성우진이 대거 참여하며, 제작진은 “케이팝 콘텐츠와 신인 아이돌의 신선한 에너지를 살리기 위해 새로운 목소리를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카리스마 귀마 역을 맡은 배우 이병헌은 오리지널에 이어 더빙판에도 직접 참여했다. 더빙 디렉팅과 캐스팅은 픽셀로직코리아가 담당해, “주요 캐릭터의 감정 섬세함과 리얼리티를 극대화하는 사운드 연출”이란 호평을 받았다.

기술적으로는 립싱크와 감정 동기화, 한국적 표현 강조를 위한 자막 재해석 등에서 차별성이 뚜렷하다. 예를 들어 OST는 원음을 유지하며, 가사 자막은 현지 문화와 정서에 맞게 변경했다. “너를 통제해”는 “계속 밀당해”, “네 스타가 돼 줄게”는 “내가 너의 별이 돼 줄게”처럼 의역을 활용해 한국 시청자에게 더 직관적 감정선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자막 현지화는 음악·성대모사 등 숏폼 콘텐츠에서도 활발히 응용되며 더빙판의 존재감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더빙이 아동용 한정이라는 통념도 기술·수요 환경 변화로 재정의되고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최근 더빙판 주요 수요층은 고령자·멀티태스킹 시청자·시각장애인·한인 해외 가정 등으로, “듣는다는 행위 자체가 미디어 경험의 핵심”이 됐다. 플랫폼은 작품별 특성, 국가별 수용 차이에 따라 내레이션 중심·자연어 톤·과장된 표현 등 다층적 접근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실사,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장르별 최적화 방식도 마련됐다.
한편, 더빙 제작 규모는 기존보다 크게 확장됐다. 넷플릭스는 30개 이상의 글로벌 언어, 10종 이상의 더빙, Atmos 등 첨단 오디오 포맷, 화면해설 등 특수 접근성 옵션을 결합해 다국적 콘텐츠 유통 범위를 넓히고 있다. 각 언어별 50~60여 명의 프로덕션 인력이 참여하는 구조로, 국내외 미디어산업에서 단일 언어 중심 내수 제작 체계를 빠르게 변화시키는 중이다.
경쟁 스트리밍 플랫폼과의 기술 격차도 점차 좁혀지고 있다. 미국, 일본 시장 등에서도 음악·드라마·영화 콘텐츠에 고품질 더빙·자막을 동시에 제공하는 트렌드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 해외 실사 시리즈 더빙을 두고 “원작 팬 경험과 현지화 사이 균형”에 대한 의견들이 다양하다.
더빙 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미디어 접근성, 문화적 정체성, 번역 윤리 이슈도 복합적으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넷플릭스 프로덕션팀은 “자막 및 더빙이 언어 장벽 없이 더 많은 이들이 콘텐츠를 경험하게 할 열쇠”라며, “콘텐츠-언어-오디오의 조합이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케이팝 데몬 헌터스’ 더빙 프로젝트와 같은 접근이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대중적 경험으로 안착할 지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기술과 문화, 사용자 다양성의 균형이 OTT 산업의 미래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