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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세에 휘청인 기아”…현대차와 격차 심화→4분기 반등 기대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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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분기, 미국발 고율 관세의 충격파가 기아의 실적을 정면으로 강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아가 현대차에 비해 기업 규모가 작고, 금융 계열사를 통한 위험 완충 능력이 부족하다는 구조적 한계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49.2%에 달하는 영업이익 감소는 기아의 재무 구조가 대외 변수에 취약함을 입증하는 것이며,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무역 리스크가 한국 완성차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기아는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4,622억 원으로 직전 동기 대비 거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매출 자체는 8.2% 증가한 28조6,861억 원, 순이익은 1조4,225억 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세를 잃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담만 1조2,340억 원을 차지하며, 인센티브 증가와 비용 상승 등 다른 요인(각각 2,640억 원, 3,930억 원)과 중첩돼 기아의 영업이익 감소폭을 더욱 키웠다. 영업이익 증대 요인에 해당하는 환율과 판매, 가격 상승 효과 등은 합산해도 5,310억 원에 그쳐 관세 비용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는 사실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미국 관세에 휘청인 기아
미국 관세에 휘청인 기아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 차이는 일견 단순 관세 규모만으로는 해명되지 않는다. 3분기 현대차의 관세 비용은 1조8,212억 원에 달했지만, 금융 부문(현대캐피탈, 현대카드 등)과 기타 사업군에서 발생한 매출 10조69억 원이 실적 충격을 상당부분 흡수했다. 반면 기아는 후방 재고 대응 여력이 소진됐고, 미국 관세 효과가 매출 전체에 직접 반영되며 감소율이 현대차(29.2%)에 비해 1.7배로 치솟았다. 지난해 3분기가 기아의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2조8,813억 원)을 기록했던 점도 기저효과로 크게 작용했다.

 

다행히 한미 관세 협상의 진전으로 앞으로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될 전망이다. 정부는 조속히 관련 법안을 추진 중이며, 관세 인하 시점이 11월 1일로 소급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는 다만 4분기 실적에는 이미 부담이 반영된 선적분이 포함돼 있어 당장 수치는 드라마틱하게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기아 관계자는 “올해 3분기가 저점이라는 판단이 분명하다”며 “내년부터 제도 변경 효과가 온전히 실적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통상 정책 변화에 따라 내실과 유연성 확보가 필수임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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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현대차#미국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