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월드 기대작 붉은사막, 내년 1분기 출격”…펄어비스, AAA급 글로벌 경쟁 재정비
펄어비스가 차세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의 출시 일정을 내년 1분기로 공식 연기했다. 고품질 콘솔 게임 개발부터 글로벌 유통, 파트너 인증까지 복합적 과제가 맞물린 결과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리셋 시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펄어비스는 13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붉은사막의 올해 4분기 출시 계획을 공식적으로 내년 1분기로 조정했다. 허진영 CFO는 “트리플A급 콘솔 게임 첫 론칭 과정에서 오프라인 유통, 보이스오버, 콘솔 인증 등 다수 파트너사 협업이 예정보다 지연됐다”며 “전략적 선택과 일정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붉은사막은 사실적 세계관과 캐릭터, 고난도 액션, 몰입형 컷신을 집약한 최신 오픈월드 타이틀로 2019년 영상 공개 이후 기대가 이어져 왔다.

펄어비스는 글로벌 콘솔 시장에서 처음으로 AAA 등급, 즉 최고 사양 대형 게임 타이틀 도전에 나섰다. 기존 PC·모바일 중심에서 벗어나, 4K 그래픽·대사 전체 보이스오버·플랫폼별(PS5·Xbox·PC) 최적화 등 고난도 공정을 수반하고 있다. 특히 콘솔 인증, 현지화 번역, 판매 파트너 협상 등 다국적 승인 절차가 일정에 변수로 작용했다. 통상 대형 게임의 글로벌 동시 출시는 단계별 사전 승인·유통망 확보가 필수적이다.
붉은사막의 앞선 공개 영상과 데모는 해외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펄어비스는 8월 게임스컴, 9월 도쿄게임쇼 등 글로벌 게임쇼 참가를 예고하며 시연·마케팅을 본격화한다. 지난 5월~6월 팍스 이스트, 서머 게임 페스트 무대에서도 신규 시연을 진행했다. 올해 2분기 해외 매출 비중이 82%를 기록한 만큼, 해외 유저 유입과 시장 반응이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게임업계에서는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등 콘솔 퍼블리셔와 서드파티 개발사 간 AAA 타이틀 경쟁이 치열하다. 북미·유럽은 다국어 현지화, 출시 일정 고지 및 플랫폼 적합성 심사 기준이 엄격한 편이다. 펄어비스는 “차주 게임스컴 등에서 일정 발표는 신중히 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대형 게임사의 콘솔 진출 확대 흐름도 주목된다. 최근 넥슨, 엔씨소프트 등도 AAA 등급 콘솔 프로젝트를 강화하고 있다. 콘솔 플랫폼협력, 물리 유통, 각국 인증 등 신규 진입장벽에 대한 역량 축적이 경쟁 변수로 꼽힌다.
한편 펄어비스는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 796억원, 영업손실 118억원, 당기순손실 227억원을 기록했다. 광고선전비 증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로 적자 전환됐다. 게임 산업 자체의 글로벌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AAA 시장은 일정 지연 부담이 불가피한 반면, 고품질 타이틀 성공 시 산업 내 영향력이 크다”고 언급했다. 산업계는 이번 연기에도 불구하고 붉은사막의 글로벌 시장 안착 여부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