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아마존, 스테이블코인 구상…미국 결제 지형 흔들리나”→전통 인프라 복잡한 진입 변수는 여전
미국의 광활한 매장과 디지털 시장을 관통해온 거인들, 월마트와 아마존이 또다시 새로운 결의 길목에 섰다. 캘리포니아 해안부터 뉴욕의 빌딩 숲까지, 소비와 결제가 맞물려 흐르는 이 땅의 동맥에 지금 은밀한 변화의 전조가 감돈다. 미국 대표 유통·전자상거래업체 월마트와 아마존이 스테이블코인 직접 발행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언에, 미국 경제의 숨결이 고요히 흔들렸다.
이 두 기업은 자사만의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해, 신용카드사·은행 중심으로 짜인 오랜 결제 시스템을 일부 대체할 가능성을 예고하며 숨 고르기를 시작했다. 전통적 결제망에 묶였던 소비의 관성이, 디지털 자산의 안온한 품 속으로 물살을 틀 수 있음을 암시한다. 여행업체 익스피디아와 항공사들도 비슷한 수면 아래 검토에 나선 사실은, 이 흐름이 개인적 실험이 아님을, 산업의 전반적 고요 뒤 변화임을 시사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국채 등 견고한 자산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의 들썩임을 최소화한 가상화폐다. 소비자 신뢰와 결제 안정성, 그리고 수수료 절감이라는 오랜 숙원에 ‘새로운 기술 질서’라는 이름으로 응답한다. 오랫동안 신용카드사 수수료에 눌려왔던 소매·유통 대기업들이기 때문에, 월마트와 아마존의 시도가 가진 상징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아마존 측은 온라인 결제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초보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아직 구체적 실행안은 닻을 올리지 못했다. 동시에, 월마트와 아마존은 외부 컨소시엄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자체 결제망에 끌어들이는 대안도 내다보고 있다. 실제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약진 중이다. 올 3월 말 이 분야 시가총액은 2,373억달러에 육박했다. 테더(USDT)와 USD코인(USDC)의 합계는 대략 2,000억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두 배 가량이 늘었다. 이 수치는 디지털 화폐가 더 이상 변화의 외곽이 아니라는 사실을, 조용히 숫자로 각인한다.
연방정부와 의회도, 이런 변화의 불씨를 지켜만 보고 있지는 않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입법과 규제 정비를 함께 논의 중이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는 “미국 국채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가 달러 패권 확장에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응답은 시장 자율에 기댄 방임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의 울타리를 그려 넣는 작업이다.
하지만 이 모든 흐름이 “즉각적인 결제 패러다임 전환”으로 귀결되기까지는, 파도와도 같은 저항이 상존한다. 결제 인프라를 바꾸는 일은 기술적 도약을 넘어, 금융·법률·신뢰 등 복합체의 균열과 재정립을 뜻한다. 완만한 이행 곡선을 예고하는 목소리도 많다.
투자자와 금융업계는 월마트와 아마존이 이끄는 혁신의 파장, 그리고 정책·시장 변화가 그릴 미국 경제의 다음 지도를 경청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결제 시스템의 낡은 강을 새롭게 흐르게 할지, 향후 시장의 목격은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긴장 속에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