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 포함 5타 만회”…문도엽, 메이저 2연승 도전→한국오픈 우승 시동
잔잔한 미소 너머로 자신감이 번져갔다.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듄스 코스의 싱그러운 아침, 8번 홀에서 문도엽의 티샷은 바람을 가르며 홀컵을 찾아갔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날아간 공은 조용한 그린 위를 타고 홀 속으로 사라졌고, 그는 국내 대회 첫 홀인원 순간을 품에 안았다. 갤러리의 함성 속에서 그의 두 눈에는 벅찬 의미와 새로운 서사가 동시에 드리워졌다.
문도엽은 23일 열린 2024 코오롱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 2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첫날 5오버파로 무거웠던 기색은 완전히 사라지고, 이날 명확한 반등으로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의 주인공이 됐다. 버디 5개에 보기 2개를 묶어 5타를 줄이면서 중간합계 이븐파 142타로 공동 16위까지 단숨에 순위를 끌어올렸다.

가장 빛난 순간은 8번 홀(파3)에서 나왔다. 188m 거리에서 5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곧장 홀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은, 아시안투어에서 한 차례 경험했던 홀인원과는 또 다른 벅찬 전율이었다. 그는 “핀을 직접 노린 건 아니었지만 바람을 타고 그린 중앙에서 핀 쪽으로 향했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전날 5오버파 76타로 컷 탈락 위기에 내몰렸으나, 둘째 날 선전은 솔직한 환희와 동료 선수의 박수를 불러왔다. 2라운드 선두 유송규와는 7타차이지만, 문도엽은 “3, 4라운드에서 잘 버티면 우승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이 흐름이라면 최근 GS칼텍스 매경오픈 정상에 이어, 한국오픈에서도 우승 경쟁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신기루가 아니다.
코오롱 한국오픈은 KPGA 선수권, GS칼텍스 매경오픈, 신한동해오픈과 더불어 국내 대표 메이저 대회의 중심에 선다. 남은 3, 4라운드는 더욱 까다로운 핀 위치가 문도엽과 도전자들의 집중력을 시험할 예정으로, 그가 이번에도 뒷심을 발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 집중, 인내. 골퍼의 하루는 언제나 새로운 질문 앞에 멈춘다. 문도엽은 24일 3라운드를 통해 우승 도전을 이어간다. 밝게 일렁이는 그린 위에서, 또 다른 역사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