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아, 슬픔의 불빛 가르다”…‘메리 킬즈 피플’ 아내의 고요한 심연→두 무대에 번지는 긴 여운
오연아의 빛나는 눈빛이 서늘한 브라운관을 적실 때, ‘메리 킬즈 피플’은 깊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조력 사망으로 남편을 떠나보낸 아내를 연기한 오연아는 침묵과 고요, 그 안에 숨겨진 복합적인 슬픔을 절제된 표정에 담았다. 강윤의 장례식장, 담담한 조사 현장, 눈빛만으로 흔들림을 드러내는 그녀의 존재는 화면 너머까지 진한 여운을 퍼뜨렸다.
이보영이 연기한 우소정과의 마주침 장면에서 오연아는 눈물로 마음 한켠을 내비쳤다. 조력 사망이라는 절박한 선택을 마주한 가족의 혼란과 무게가 오연아의 각 대사와 순간마다 서려 있었다. 평소보다 한 꺼풀 낮아진 목소리, 감정을 억제한 듯한 말투, 불시에 던져지는 단호한 한마디는 시청자들에게 긴장감과 잔상을 남겼다.

특히 죽음을 둘러싼 형사의 의혹 앞에서 그녀는 “영장을 받아서 압수수색하세요”라는 냉철함을 드러냈고, 부검 결과에 힘없이 내뱉는 한숨, 조용히 흐르는 눈물과 잔잔한 시선을 통해 가족을 잃은 자의 씁쓸함을 세밀하게 그렸다. 오연아가 표현한 감정의 깊이는 가족을 잃은 내면의 진실, 상실의 형태를 무심한 듯 펼쳐 보이며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3화에서는 조력 사망을 둘러싼 이후의 혼란과 이해, 갈등이 더욱 짙게 불거지며, 오연아의 눈에서는 가족에 대한 애착과 체념, 그리고 복잡하게 얼룩진 용서가 동시에 읽혀졌다. 각기 다른 감정의 결이 얽혀있는 오연아의 연기는 사소한 몸짓, 말없는 표정 하나에도 의미를 더했다.
오연아는 이번 드라마를 넘어 곧 ‘나의 아저씨’ 연극 무대에도 선다. 연극과 드라마라는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그가 품어 올릴 또 다른 내면의 이야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오연아 특유의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존재감은 ‘슬픔의 불빛’을 세상에 길게 비춘다.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8월 22일부터 9월 27일까지 오연아가 참여하는 연극 ‘나의 아저씨’가 관객들을 만난다. 한편 ‘메리 킬즈 피플’은 금요일과 토요일 밤마다 시청자들과 계속해서 숨 깊은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